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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CEO 보상 분석]크래프톤 경쟁력 비결, '철저한' 성과급CEO 보수 중 79% 상여, 장기성과 RSU 적극 활용…창업주 보수는 주가 연동

황선중 기자공개 2024-10-21 11:13:01

[편집자주]

최근 미국의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하루 만에 24% 폭등했다. 똑같은 회사여도 CEO가 누구냐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유능한 CEO를 품기 위해 매력적인 보상 장치를 갖추는 작업은 사실상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더벨은 CEO 보상 정책을 중심으로 회사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장 철저한 성과급 체계를 갖춘 회사 중 하나로 평가된다.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 임직원에겐 파격적인 성과급으로 확실히 보상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직원도 종종 등장한다. 반대로 아무리 임원이어도 명확한 성과가 없다면 함부로 성과급을 가져가지 못한다.

◇김창한 대표, <배틀그라운드> 개발 성과

크래프톤 경영은 1974년생 김창한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그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산학 학·석·박사 과정을 밟은 게임 개발자다. 크래프톤 창업주 장병규 의장의 대학 1년 후배다. 2015년 크래프톤이 김 대표가 운영하는 펍지(당시 지노게임즈)를 인수하면서 한배를 탔다. 2020년 6월부터 크래프톤 CEO로 올라섰다.

김 대표의 최대 성과는 뭐니뭐니해도 총싸움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주도한 일이다. 이 게임은 2017년 3월 출시되자마자 세계적으로 공전의 흥행을 기록했다. 당시 크래프톤은 연이은 게임 실패로 부도 직전이었는데, <배틀그라운드> 흥행 덕분에 단숨에 조 단위 매출을 자랑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환골탈태했다.


그만큼 김 대표는 경쟁사 CEO에 비해 많은 보수를 받는 편이다. 지난해 김 대표가 수령한 보수총액은 35억4100만원이었다. 구체적으로 기본급으로 7억2700만원, 성과급으로 27억9500만원, 복리후생급으로 1800만원을 받았다. 크래프톤처럼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고 있는 여러 국내 상장 게임사와 비교하면 가장 많은 보수총액이었다.

◇RSU 통한 파격적인 성과급 '눈길'

주목할 대목은 보수총액(35억4100만원)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78.9%(27억9500만원)로 상당하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이 경쟁사 대비 파격적인 성과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대다수 게임사가 활용하는 단기성과급 제도뿐 아니라 장기성과급 제도까지 함께 운용하고 있다.

장기성과급은 매년 회사의 영업이익 같은 단기 실적에 입각해 현금을 지급하는 단기성과급의 단점을 보완한 제도다. 단기성과급 위주의 성과급 구조에서는 경영진이 당장의 실적에만 집착할 가능성이 우려가 존재한다. 그만큼 중장기적 실적과 연동해 현금 혹은 주식을 지급하는 장기성과급 제도를 통해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한다.

크래프톤은 장기성과급으로 주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활용하고 있다. RSU는 회사가 제시한 목표에 부합하는 성과를 창출하고 근속기간을 충족한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주식 혹은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RSU를 통해 크래프톤 주식 4200주를 확보했다. RSU 지급일 종가(18만9400원) 기준 약 8억원어치였다.

파격적인 성과급 체계는 CEO보다 고연봉을 받는 임직원도 속속 등장시키고 있다. 2022년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46억5800만원(기본급 10억5700만원·성과급 36억100만원)을 받으면서 김 대표 보수(10억3500만원)를 넘겼다. 2021년엔 계열사 임원인 정수영(57억2200만원)씨가 김 대표(20억6500만원)보다 높은 보수를 받았다.

◇장병규 창업주 성과급은 시가총액이 좌우

RSU는 똑같은 등기임원이라도 직위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지급되고 있다. 우선 대표이사의 경우 근속기간과 신작 성과, 영업이익, 상대적 주가상승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사내이사는 시가총액 30조원이 넘어야 RSU를 지급한다. 사외이사는 근속기간과 상대적 주가상승률을 반영한다.


사내이사 RSU 지급 요건인 시가총액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크래프톤 주가가 최소 63만원을 상회해야 한다. 상장 당시 공모가(49만8000원)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최근 주가는 34만원으로 시가총액은 16조원에 머무르고 있다. 그만큼 사내이사로 있는 창업주 장병규 의장은 RSU를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은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크래프톤이 사내이사 2인(장병규·김창한)에게 지급한 보수총액은 36억2400만원이었다. 김 대표가 35억4100만원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 의장은 8300만원을 수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크래프톤은 이런저런 명분을 내세워 오너에게 두둑한 보수를 챙겨주는 국내 상장사의 오랜 관습까지 타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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