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크래프톤, 이사진 평가 체계적…결과는 '내부자'만 공유[평가개선프로세스]⑦재선임 여부 반영, ESG 평가 대체로 '우수'
이돈섭 기자공개 2024-09-24 08:13:3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09: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래프톤은 자체적으로 이사회 평가 툴을 마련하고 이에 기반해 정기적인 평가를 진행, 재선임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다만 평가 결과를 경영진과 이사회 등 내부 관계자들에만 공유할 뿐 외부 이해관계자들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관련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구체적으로 사외이사 평가는 동료들이 정성평가를 진행하고 이사회 사무국이 정량평가를 더해 종합 결과를 도출한다. 하지만 사내이사급 인물이 사무국을 주도하는 데다 평가를 기반으로 재선임을 심의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오너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참여하고 있는 점은 독립성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
◇ 연 1회 정성·정량 평가해 재선임 여부 사추위가 판단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을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면면을 평가한 결과, 크래프톤 점수는 255 만점에 176점이었다.
이 가운데 평가 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이사회와 구성원 활동에 대해 내·외부 평가를 받고 개선안을 마련, 추후 반영이 이뤄지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한 영역이다. 크래프톤은 이 분야에서 35점을 획득했다. 각 문항 평균 점수는 5점 만점 3.4점이었다. 6개 항목 중 구성 항목과 함께 이사회 참여도(평균 4.1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였다.
지난 5월 말 크래프톤이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이사회 운영 및 활동 검토'라는 자체 이사회 평가 제도를 자체 도입, 연 1회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항목은 △사외이사 활동 평가와 △이사회 운영 평가 △이사회 업무지원 평가 등 크게 3개 카테고리로 이뤄졌으며 총 16개 문항으로 구성하고 있다.
그 중 사외이사 활동 평가의 경우 동료가 정성적 피드백을 작성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심층적이고 통찰력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사회 사무국은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 참여도에 대한 정량적 평가를 더해 종합 결과를 도출한다. 크래프톤 이사회 사무국은 이사 1명과 팀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추위는 해당 평가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 결과에 기반해 재선임 여부 등을 판단한다. 지난 2월 초 개최된 1회차 사추위 역시 이사 평가 결과 보고를 시작으로 이사 추천 안건을 심의했다. 현재 사추위에는 이수경 사외이사와 백양희 사외이사,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장병규 사내이사(이사회 의장) 등 총 3명이 참여하고 있다.
◇ 평가결과 내부적으로만 공유…ESG 지배구조 평가는 우수
이사회 평가 툴을 마련하고 이에 기반해 평가를 실시한 뒤 이사 선임에 참고한다는 측면에서 관련 문항들은 높은 점수를 확보했다. 이사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평가 결과를 보수에 연동하고 있지 않은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사외이사에 주가에 연동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부여, 장기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는 이사회와 경영진 등 내부적으로 공유할 뿐 주주나 외부 이해관계자가 결과를 확인할 수는 없다. 평가 결과에 기반해 운영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공개돼 있지 않다. 별도 외부기관 관여 없이 자체적으로만 평가가 치러지고 있다는 점 역시 추가 점수를 확보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했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에서 받은 점수는 우수한 편이었다. 한국ESG기준원은 크래프톤의 지난해 ESG등급을 B+로 매겼는데, 이 가운데 지배구조 항목에는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역시 같은 기간 전체 등급은 B+로 책정했지만 지배구조 항목에는 A 등급을 제공했다. 점수가 가장 낮은 곳은 C 등급을 매긴 서스틴베스트였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 중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인물도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지난 6월 말 크래프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진 대부분은 기업 조직을 경영한 이력이 인물과 재무·회계 분야에 강점이 있는 인물 등으로 구성돼 있고 성별과 연령대도 고르게 분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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