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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인도네시아 하나은행, 효율 중심 성장으로 저변 넓힌다KB·우리에 자산 규모 밀리지만 NIM 1위…기업금융 현지화 성과, 리테일·비이자 기반 확대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은 기자공개 2024-10-24 12: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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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로 시중은행이 일제히 진출하며 한국계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 규모가 큰 현지 은행을 인수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반면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효율 중심 성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 중심의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드러내며 NIM(순이자마진)은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효율 성장을 위해 선택한 또다른 전략이 디지털 전환이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라인뱅크'를 비롯해 은행 자체적으로도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전 영역에 구축하며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향후 안정적 성장을 위해 treasury(자금) 관련 비즈니스에도 선제적으로 진출해 현지에서의 저변을 확대해가고 있다.

◇기업여신 65%가 현지 고객…SME 대출 확대 시동

인도네시아 하나은행(PT Bank KEB Hana)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법인으로 2014년 출범했다.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현지에 진출해 있던 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과 2007년 현지 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하나로 결합됐다.

한국계은행 중 가장 오랫동안 현지에서 영업을 했지만 자산 규모는 현지에서 35위 수준으로 한국계은행 중에서는 세번째로 규모가 크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과 각각 몸집이 큰 상장 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 규모가 커졌다. KB뱅크 인도네시아와 우리소다라은행의 자산 규모 순위는 각각 25위, 3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은행의 몸집을 키우기 보다는 현재의 자산 규모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의 성장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 박종진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장은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자산을 많이 키워서 규모가 큰 은행이 되는 것 보다는 부실을 줄이고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NIM이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높다. 지난해말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의 NIM은 4.33%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소다라은행은 3.51%, 신한 인도네시아 은행이 2.97%, KB뱅크가 0.78%를 기록했다. 현지 1위 근행인 Mandiri 은행은 5.25%의 NIM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금융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하나은행의 여신의 90% 이상이 기업대출로 이루어져 있다. 34조950억 루피아 규모의 대출 자산 중 35%가 한국계 기업 대상, 65%가 현지 기업 대상 대출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금융 부문에서 현지화 전략이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이러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SME 부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지 SME 대출의 경우 회수가 불확실한 신용 대출이 아닌 담보 대출 성격을 가지고 있어 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 라인뱅크 출범 후 개인 고객수 5배 성장…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삼고 리테일 부문도 확장하고 있다. 2021년 출범한 라인뱅크는 물론 현지 은행 자체적으로도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은행 중 최초로 도입한 QR코드를 통한 무카드 현금인출 등을 통해 현지에서 혁신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고객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개인 고객 수는 255만6845명으로 전년말(206만7715명) 대비 23.7% 증가했다. 라인뱅크 출범 전인 20202년(52만6291명)과 비교하면 5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기준 개인 여신 규모는 1조5110억 루피아로 전체 여신의 4% 수준에 그친다. 현지에서 개인 고객을 신용평가 할 수 있는 기반이 아직 자리잡지 않은 만큼 안정적 대출을 위주로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기반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 비이자사업 선제 진출…트레저리 부문 성과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이자 사업 부문에도 선제적으로 진출해 현지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treasury(자금) 관련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9년 Custody 라이선스 승인 후 지속적인 노력으로 4년만에 수탁고가 21조 루피아를 기록하며 200억 루피아 규모의 이익을 냈다. 현지에 있는 24개 라이센스 보유 은행 중 점유율 11위 수준이다.

대규모 딜에도 참여하며 한국계 은행을 넘어 인니 현지 주류은행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최근 신디케이션 론과 연계된 첫 IRS(금리스와프) 딜에 참여했는데 6개 헷지은행 중 인니 소재 은행은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현지 중앙은행(BI)으로부터 지정은행만 수행할 수 있는 수출대금 예치은행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보였다.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향후 파생상품 커버리지를 확대하여 향후 로컬 및 한국계 기업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Treasury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 미개척 시장에도 진출을 구상 중이다. 박 행장은 "2024년 하반기부터 Sharia Custody 시장에 진출할 예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며 비이자수익 사업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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