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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시장 변화에 ‘내부혁신’ 강조 글로벌 위상·펀더멘털 고조…미래지속성장 위해 '잘 할때 한번 더 혁신'

고설봉 기자공개 2024-10-24 17:18:2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부혁신.’ 창립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꺼내든 키워드다. ‘글로벌 톱3 완성차 브랜드’ ‘글로벌 신용등급 트리플 크라운’ 등 최근 현대차를 상징하는 수식어들과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현대차 내부에서 새 경영기조로 혁신을 강조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현대차는 24일 ‘2024년 3분기 실적발표회(IR)’를 개최했다. 3분기 42조92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기록을 갈아치웠다. 세부적으로 자동차부문에서 34조195억원, 금융 및 기타부문에서 8조9089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3조58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보다 6.5%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조20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이 저조한 이유는 일회성비용 때문이다. 현대차는 북미에서 판매량 호조를 보이고 있는 산타페 등에 선제적 보증연장을 단행하면서 3200억원 가량 충당금을 쌓았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일부 감소했다.

현대차가 내부혁신을 경영기조로 내세운 이유가 바로 이 ‘일회성 비용에 따른 수익 감소’다. 외형 성장에 의미를 두거나, 일회성 비용에 집중해 수익성 저하 이슈를 덮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일시적 수익성 저하를 오히려 미래지속성장을 위협할 경계대상으로 삼았다. ‘아주 작은 구멍이 댐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격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현대자동차 양재동 사옥. *출처=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이번 IR에서 글로벌 리스크 요인들을 열거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리스크 극복을 위해 내부적으로 부문별 대응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는 점을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했다.

현대차가 주목한 위협은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 환율하락, 금리인하 등 매크로 불확실성 증대와 중동·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겪는 비우호적 경영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최근까지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비우호적 경영환경에 무너질 때 현대차는 오히려 기회를 만들며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비우호적 경영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누리고 있는 최고 전성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과에 안주해 혁신의 적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정상의 자리에서 한층 더 혁신해 미래지속가능성장의 기틀을 탄탄하게 다진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차는 2015년 실패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2014년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800만대 고지를 밟으며 호황기를 구가했다. 2015년 글로벌 90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고 종횡무진했다. 그러나 품질 이슈가 터지며 곧바로 매출과 영업이익 급감을 경험했다. 전성기를 누리기도 전에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최근 몇 년 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대내외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근원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치밀한 내부 진단 및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경쟁 우위 확보를 목표로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품질 확보 ▲원가 개선 ▲판매 효율화 ▲글로벌 역량 확대 ▲내부 혁신 ▲대내외 소통 강화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전성기 구가하고 있는 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HMIL 상장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

먼저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에 나선다. 주요 시장의 자동차산업 관련 정책 및 규제의 급격한 변동을 적기에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한다. 이를 뒷받침할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를 한층 속도감 있게 구축할 방침이다.

품질 확보를 위해서도 과함한 혁신에 나선다. 선행기술 분야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장려하고, 양산기술 분야는 품질 완성도의 타협 없는 무결점 개발을 추진한다.

제조 분야에선 이미 구축 완료한 '품질완결시스템(HIVIS : High-tech Integrated Vehicle Inspection System/HIPIS : High-tech Integrated Powertrain Inspection System)'을 기반으로 완벽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 한다. SDV 개발과 연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미래 품질 경쟁력 제고 방안도 마련한다.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노력에도 매진한다. 미래 제품 트렌드, 수익성, 효율적인 제조 및 부품 조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 전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할 방침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핵심 부품 원가 개선에 나서는 한편 다양한 배터리 타입을 탑재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판매 부문에서는 주요 시장 침체와 경쟁 격화 등으로 업체별 인센티브 제공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할 방침이다.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판매 볼륨을 견조하게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모델을 잇달아 투입해 새로운 판매 성장 모멘텀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본격 가동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리더십도 높여 나간다. 또 현대차가 기술 우위에 있는 다양한 파워트레인 제품 믹스로 판매 경쟁력을 공고히 해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할 방침이다.

GM, 웨이모와의 협업 등 완성차는 물론 수소,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파트너십 확대로 글로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산업 경쟁 구도에서 영향력 및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등에서 적극적인 내부 혁신도 추진한다. EV, SDV, 신사업 등 분야에서 근원적인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대담한 사고가 가능한 시스템과 문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미래 변화에 민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재구축해 나간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전무)는 "대외 경영환경 악화 리스크에 대해 현대차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체질개선과 강화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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