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삼성SDI, 전방 시장 둔화에 밸류 부진...총점 갉아먹었다[Weakness]③투자 지표 일제히 최하점, 빚 부담 가중 흐름도 악영향
김소라 기자공개 2024-11-05 08:26:4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6: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 이사회는 투자 성과 지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한해 밸류가 맥을 추지 못하면서 관련 성과 평가에서 일제히 최하점을 받았다.이는 국내 주요 기업과 비교를 통해 도출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 뼈아팠다. 구체적으로 시가총액·거래액 등을 기준으로 추린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300곳의 평균치를 준거로 동 점수를 도출했다. 비슷한 규모의 상위 그룹 대비 삼성SDI의 경영 성과 지표가 열위에 머물렀던 셈이다. 지난해 코스피 소속 기업 전체 투자 수익과 비교해도 삼성SDI 수익률은 이에 못미쳤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기초로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5월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삼성SDI는 이사회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를 준거로 평가한 결과 총점 255점 가운데 184점을 획득했다. 백분율 기준 약 72% 수준 득점이다.
전체 점수를 끌어내린 영역은 경영 성과 부문이다. 6대 지표 중 유일하게 평균 이하 득점에 그쳤다. 각 지표를 5점 만점으로 산정할 때 2.5점을 획득했다. 세부 평가 항목 가운데 최하 득점이 가장 많이 발생하며 평균치를 크게 내렸다. 세부적으로 총 11개 산하 평가 지표 중 과반 이상이 1점에 머물렀다.
특히 투자 성과 지표가 모두 최하점으로 나타났다. 동 지표는 주주 입장에서 투자 수익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지 가늠케 하는 항목이다. 크게 배당과 주가 측면을 준거로 평가한다. 삼성SDI가 해당 항목에서 최하 득점을 기록한 것은 최종 투자 수익률이 비슷한 규모 상장사 대비 낮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삼성SDI 총주주수익률(TSR)은 마이너스(-)에 그쳤다. 한 해 투자 수익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외려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는 당해 삼성SDI 주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영향이다. 기초 주가 대비 기말 주가가 더 낮게 잡히면서 동 지표가 마이너스 수치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삼성SDI TSR은 -21.43%를 기록했다. 같은 해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평균 TSR이 27.64%였던 것을 고려하면 주주 수익률이 한참 아래에 머물렀던 상황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가 측면은 변동 요인을 명확히 특정하기 어렵지만 지난해부터 2차전지 산업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이슈가 제기됐던 상황"이라며 "여러 변수가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배당 수익 기여도도 낮았다. 지난해 삼성SDI 주당배당금(DPS)이 직전년도 대비 소폭 감소한 1000원에 책정된 탓이다. 당시 주가 기준 DPS는 0.2%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가 높아질수록 주주가 배당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이익이 더 커진다. 지난해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1.4%대였다. 삼성SDI 배당 수익률 보다 7배 가량 더 높다. 이에 비춰볼 때 지난해 삼성SDI가 확보할 수 있었던 배당 수익률은 시장 평균값 대비 미미했던 셈이다.
아울러 재무 건전성 악화 상황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SDI의 빚 대응 역량이 위축되며 재정적 부담이 고조된 것으로 나타난다. 올 상반기 말 삼성SDI 연결 총 차입금액은 전년 말 대비 40% 증가한 8조1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대응해야 할 부채는 불어난 가운데 보유 현금이 축소되며 결과적으로 커버리지 지표가 악화됐다. 관련한 재무 건전성 평가 항목들이 평균 이하~미흡 수준으로 일제히 낮게 잡혔다.
세부적으로 보면 마진율이 떨어진 영향도 있었다. 실제 관련한 평가 지표들이 모두 최하점을 기록하며 경영 성과 항목 평균 점수를 깎았다.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규모가 줄었던 탓에 영업이익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 평균 영업이익성장률도 -2%대로 나타났지만 삼성SDI 동 지표가 -9.6%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컸다. 영업이익을 준거로 당면한 금융비용 부담 수준을 평가한 이자보상배율 지표 역시 KRX300 평균값 대비 낮게 머물렀다.
이 외에도 이사회 구성 평가 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수를 획득했다. 올해 3월 기준 보드멤버(이사회 구성원)에 박진 부사장이 새롭게 합류하며 전체 인원에서 사외이사 비중이 축소되는 변화가 뒤따랐다. 박 부사장의 이사회 합류로 사외이사 비중이 50%대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THE CFO 평가표 상 점수도 5점 만점에 3점 수준에 그쳤다. 사외이사 다양성 부분도 2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남녀 혼재 등 성별 요소만 단일 충족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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