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의 제이오 인수, 내부서도 회의적 반응 이수그룹, 금감원 제동에도 제이오 인수 의지 확고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26 08:03:4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이수페타시스의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이달 2일 신고서 추가 제출을 주문한데 이어 두 번째 정정요구를 했다. 유상증자를 철회하거나 축소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란 업계 분석이 나온다.이를 두고 이수페타시스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도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오 인수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많다는 후문이다. 인쇄회로기판(PCB) 기업인 이수페타시스 입장에서 탄소나노튜브(CNT) 기업 제이오 인수로 인한 시너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이수페타시스 증권신고서 두 번째 반려
금감원은 23일 이수페타시스가 지난 11일 제출한 유상증자 정정신고서에 대해 재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신고서에 중요사항이 기재되지 않았거나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 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중 3000억원을 제이오 인수에, 2500억원을 기존 1~4공장 증설과 5공장 신설에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대해 증권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유상증자"라는 반발이 나왔다.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의 수가 기존 발행 주식 수의 31.8%에 달하고, 제이오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제이오는 CNT와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이수페타시스는 CNT 소재 사업 진출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성을 강화하겠다며 제이오 인수 배경에 대해 설명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전지소재 관련 매출은 11.75%에 불과하다. 88% 이상의 매출이 플랜트엔지니어링에서 발생했다.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은 이수페타시스의 유상증자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했다. 당시 주주들과 증권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청으로 이수페타시스가 제이오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수페타시스는 11일 제출한 정정신고서를 통해 유상증자로 타법인취득자금 및 시설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내부자금과 은행차입금을 활용해 필요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증자를 발표했던 시점보다 주가 하락폭이 큰 만큼 신주 예상발행가 기준 제이오 인수자금은 971억원, 시설투자 자금은 808억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회사는 제이오 인수 배경에 대해 "PCB 산업의 밸류체인이 협소하여 연관사업 분야의 신규사업 아이템 발굴이 어렵고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 중 적정 인수대상을 발견하기에 어려움이 존재했다"며 "검토 기준을 PCB 산업 내 기업이 아닌 소재 사업으로 범위를 확장하여 검토를 진행했고, 실리콘 포토닉스, 탄소나노튜브, 동박 등 신사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CNT 사업이 상기 기준에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해명에도 제이오 인수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제이오가 생산 중인 CNT는 주로 이차전지 도전재용 CNT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 이수페타시스가 주장 중인 PCB 산업의 CNT 적용 가능성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수그룹, 정정신고서 대응 준비 중
이수페타시스는 금감원의 두 번째 정정요구에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금감원의 정정요구가 경영진에 보고가 된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르면 다음 주 중에 회사의 입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수페타시스의 제이오 인수가 회사 차원이 아닌,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라는 후문도 전해진다. 이수페타시스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제이오 인수는 이수페타시스가 아닌, 이수그룹 차원의 결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수페타시스 내에서도 제이오 인수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 이수그룹에서는 제이오 인수를 강행하자는 의견이 다수"라고 부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를 철회하거나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도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후 첫 거래일인 24일 3시 기준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6.45% 오른 2만8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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