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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밸류업 비교]'결과'로 말한다, 달랐던 시장 반응④KB금융, 내용·형식 압도적…시장 반응도 가장 긍정적

조은아 기자공개 2024-11-13 12:34:19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문을 열고 BNK금융이 문을 닫았다.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7곳이 석달에 걸쳐 밸류업 방안 발표를 마무리했다. 금융지주들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가장 적극적으로 부응해왔다. 그런 만큼 발표 내용은 물론 그 형식과 시기 등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더벨이 베일을 모두 벗은 금융지주들의 밸류업 방안을 비교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15: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금융지주들의 밸류업 방안 내용만큼이나 발표 시기와 형식 등에도 관심이 쏠렸다. 가장 먼저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우리금융과 하루 차이로 뒤를 이은 신한금융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코리아밸류업지수에도 이름을 올리며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KB금융의 경우 밸류업지수 탈락을 만회하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밸류업 방안을 내놨다. 시장 역시 정직하게 화답했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꽤 오른 상황이었음에도 발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양종희 회장 직접 등장한 KB금융…'성의'도 압도적

예고 공시는 KB금융이 가장 빨랐다. KB금융은 지난 5월 27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KIND)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를 안내 공시했다. 밸류업 방안에 대한 국내 기업 최초의 예고 공시였다.

KB금융은 예고한 대로 4분기에 발표했지만 금융지주 두 곳이 한발 빨랐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7월 발표를 마쳤다. 이후 JB금융이 9월 발표를 마무리했고 하나금융과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은 10월 말 3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밸류업 방안을 공개했다.

방법은 대동소이했다. KIND와 홈페이지에 자료를 올린 뒤 실적 발표 IR에서 재무 임원, 주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략적 내용을 설명했다.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밸류업 관련 질문을 받아 못다한 설명을 대신했다.

KB금융의 경우 유일하게 양종희 회장이 직접 나섰다. 전체 금융지주 가운데 회장이 직접 발표한 곳은 KB금융이 유일했다. KB금융은 실적 발표 당일 오후 4시 생중계되는 IR에 앞서 양 회장이 녹화에 참여한 영상자료를 틀었다. 전체 6분 분량의 영상이다.

PPT로 만들어진 발표자료 분량도 엇비슷했다. 하나금융이 29쪽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이 28쪽, 신한금융이 25쪽이었다. 우리금융은 12쪽으로 분량이 전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적었다. BNK금융은 18쪽, DGB금융은 14쪽, JB금융은 19쪽이었다. 물론 밸류업 방안에 대한 설명만으로 자료가 채워진 건 아니었다. 각 지주마다 계열사 현황과 이사회 현황 등도 자료에 담았다.


◇늦게 발표할수록 주가 상승 효과는 그닥

시장 반응은 어땠을까. KB금융의 밸류업 발표에 대한 평가는 말그대로 호평 일색이었다. 특히 양종희 회장이 직접 나선 데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올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준 데 따른 자신감도 있었지만, 밸류업 방안 그 자체에 대한 자신감 역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버넌스포럼은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을 A+로 평가하며 '대기업들은 KB금융에게 밸류업 기초부터 배우라'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주가 역시 화답했다. 밸류업 발표가 이뤄진 다음날 KB금융 주가는 전날보다 8.37% 오른 10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10만39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때 시가총액 순위에서 기아를 제치고 7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현재는 다시 9만2000원대로 하락한 상태인데 그럼에도 올해 주가 상승률이 72%에 이른다.

다른 금융지주 역시 밸류업 발표 이후 주가가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신한금융은 장 마감 전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는데 발표 당일에만 6.42%, 다음 거래일엔 4.66% 올랐다. 2007년 10월 16일 이후 약 16년 10개월 만에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올해 주가 상승률은 43.1%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발표 이후 주가가 하루 만에 11.4% 급등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25%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뒤늦게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기업일수록 발표 이후 주가 상승 효과는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이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데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밸류업 방안과 비교해 '새로운 것이 없다' 혹은 '부실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과 BNK금융, DGB금융은 모두 밸류업 발표 이후 주가가 되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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