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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건설, 웅진 '렉스필드CC' 증자 참여 '외통수' 일본 골프장 인수 재원 조달 반대, 주주 배정 신주 미인수시 지분율 43%→22.4% 희석 전망

신상윤 기자공개 2024-11-15 07:52:1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3일 14: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이 계열사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을 앞세워 일본 골프장 인수에 나섰다. 다만 렉스필드컨트리클럽 대주주인 '극동건설'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극동건설이 이사회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데다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이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점이다.

렉스필드컨트리클럽 경영권을 가진 웅진과 같은 수량의 주식을 가진 대주주 극동건설이 유상증자에 불참하면 지분율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지분율 희석을 막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서면 웅진그룹의 일본 골프장 인수를 지원하는 셈이 된다. 이에 일각에선 2017년 한 차례 불거졌던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유상증자 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냔 해석도 나온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은 최근 일본 지바현에 있는 18홀 골프장 '오하라 온주쿠 GC(Ohara Onjuku Golf Course)'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웅진그룹 골프 계열사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은 경기도 여주시에 27홀 골프장 렉스필드CC를 운영한다. 일본 골프장을 인수해 해외 골프 사업 확대와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 등을 기대하고 있다.

렉스필트컨트리클럽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주주 극동건설의 몫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조기붕 남광토건 부회장이 이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점이다.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이사회는 4인으로 운영되는데 기타비상무이사인 조 부회장만 이날 반대표를 던지면서 상정된 안건들 모두 통과했다.

극동건설은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주식 173만9968주(43.24%)를 보유한 대주주다. 경영권을 가진 웅진도 동일한 주식을 갖고 있다. 이는 웅진그룹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설립 당시 최대주주로 있었다. 2009년 보유했던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주식을 웅진과 극동건설에 각각 43.24%씩 증여하며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이때만 하더라도 극동건설은 웅진그룹 계열사였다. 1947년 설립된 극동건설은 한국종합무역센터와 대구 월드컵 경기장 등을 지을 정도의 기술력을 지닌 중견 건설사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영난 끝에 웅진그룹이 매물로 내놓으면서 2016년 기명철 회장이 지배하는 세운건설그룹에 매각됐다. 세운건설그룹은 극동건설을 비롯해 남광토건, 금광기업 등 경영난에 빠졌던 건설사들을 인수해 사세를 불렸다.

이후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은 주인이 다른 웅진과 극동건설이 각각 동일한 주식을 보유한 지배구조가 이어졌다. 경영권은 웅진그룹이 가지고 있었으나 2017년 주주총회를 통해 극동건설 몫으로 조 부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했다.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은 같은 해 웅진을 제3자 배정 대상자로 유상증자도 추진했다. 다만 극동건설이 신청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이 인용돼 무위에 그쳤다.

최근까지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을 두고 갈등을 빚지 않았던 웅진그룹과 세운건설그룹은 이번 일본 골프장 오하라 온주쿠 GC 인수를 두고 다시 갈등을 빚을 조짐이다. 관련 안건들이 원안대로 통과돼 일본 골프장 인수 절차를 밟고 있지만 극동건설이 과거와 같이 법적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이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유상증자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웅진그룹은 과거와 달리 이번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의 유상증자가 주주 배정이란 점을 강조한다. 제3자를 특정한 것이 아닌 만큼 지분율 희석이 우려되면 주주들이 출자에 참여하면 된다는 얘기다. 대주주인 극동건설로선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유상증자에 불참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극동건설이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유상증자에 배정된 신주를 인수하지 않으면 지분율이 43.24%에서 22.46%까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웅진이 배정된 신주를 모두 인수하면 지분율은 43.24%에서 59.07%까지 보강된다. 지분율 격차가 36.61%포인트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극동건설이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53억원 상당의 현금을 출자해야 한다. 다만 일본 골프장 인수에 반대 의견을 낸 상황에서 수십억원을 출자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재원이 없진 않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72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규모는 각각 4917억원, 139억원이다.

더벨은 이와 관련해 극동건설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유상증자 출자 여부에 대한 답을 받을 수는 없었다. 웅진그룹 관계자도 "렉스필드컨트리클럽 이사회 내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원안대로 안건은 통과했다"며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인 만큼 웅진은 배정된 신주를 모두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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