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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김상범 이수페타시스 회장, 미등기지만 보수 '쏠쏠'②사내이사 대비 5~8배 많아, 법적 부담은 경감…'3세' 김세민씨 지주사 경영 수업 중

김소라 기자공개 2024-11-25 08:33:08

[편집자주]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3.6%에 그친다. 2020년 대비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10.6%포인트 올랐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 투자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 큰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따른다. THE CFO는 2024년 국민연금 투자 현황을 짚어본다. 지분율 감소, 증가 기업을 중심으로 이들의 재무와 지배 체계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5: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소재 사업으로 영역 확장을 예고한 전자기기 부품 제조사 '이수페타시스'는 이수 그룹의 핵심 사업 법인으로 꼽힌다. 1970년대 설립 후 50년이 넘는 업력을 토대로 차근차근 몸집을 키워왔다. 현재 자산총액 기준으론 형제사인 '이수화학'에 뒤지지만 시가총액은 유일하게 1조원대로 성장 역량 면에선 그룹 내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 사업 법인임에도 의사 결정 체계 면에선 다소 아쉬움이 따른다. 이수 그룹 2세이자 지배주주로 공고한 지위를 갖고 있는 김상범 회장이 경영 핵심 협의체인 이사회에선 빠져 있는 모습이다. 비교적 경영 상 책임이 덜한 미등기 임원 상태를 장기간 유지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적 책임이 더 큰 이사회 멤버 보다 월등히 많은 보수를 수령하며 눈길을 끈다.

이수 그룹은 공고한 수직 지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배 체계 최상단에 김상범 회장이 있고 아래로 주요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김 회장과 동 계열사들을 잇는 다리 역할로 지주사인 '이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수 위엔 판매 법인인 '이수엑사켐'이 위치해 있는데 김 회장은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주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볼 때 다층적인 수직 지배구조를 이룬 형태다.


그룹 전체에 미치는 김 회장의 지배력은 막강하다. 사실상 김 회장이 지주사 이수의 지분을 온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단일 지분은 26.6%다. 나머지 잔여분(73.4%)은 이수엑사켐이 전량 보유하고 있다. 이 이수엑사켐에 대한 지분을 100% 확보한 단일 주주가 김 회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주사 의사 결정 권한이 오롯이 그에게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 회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인 이수페타시스에 대한 경영권을 일찌감치 확보했다. 1998년 38세 나이로 회장 자리에 오른 후 계속해서 직을 유지해 왔다. 연령으로만 보면 창업주 김준성 선대 회장과의 세대 교체가 상대적으로 신속히 이뤄진 셈이다. 이후 김 회장은 개인 회사인 이수엑사켐과 이수건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이수 설립 등을 차례로 진행하며 현재의 지배 체계를 완성했다.

다만 주력 계열사 경영 현황만 단적으로 봤을 때 김 회장 관여도는 낮은 편이다. 이수페타시스의 경우 직접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지 않고 미등기 상태로 회장직 활동만 하고 있다. 핵심 경영 안건을 선정하고 찬반 의사를 표현하는 협의체 활동에서 빠진 그림이다. 대신 기획·생산 관리 임원 등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모두 20년 이상 재직한 잔뼈 굵은 인물들이다. 표면적으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경영인에게 직을 맡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미등기 상태를 유지 중이나 보수 수준은 상당하다. 이사회 멤버인 등기임원 대비 넉넉히 보수를 챙기고 있다. 올 상반기 김 회장이 이수페타시스 회장직을 수행한 대가로 받은 금액은 6억4000만원이다. 동 기간 사내이사 인당 평균 보수 금액 대비 5배 이상 많다.

지난해 전체 보수 현황을 보면 김 회장은 사내이사 인당 평균 보수액 대비 약 8배에 달하는 25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단적으로 최고경영자(CEO) 등 등기임원과 비교할 때 경영 기여도는 떨어지지만 더 많은 공을 인정받은 셈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3년 말 이수페타시스 등기임원 직에서 내려온 후 계속해서 미등기임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김성민 부회장도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 지난해 김 부회장은 6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수령했다. 사내이사 보수 보다 2배 가량 많았다.

김 부회장은 지배주주 측근으로 꼽힌다. 앞서 2000년대 중순부터 10여 년간 지주사 이수 사내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김 회장과 이수 설립 초기부터 장기간 사내이사로 호흡을 맞춰왔다. 대주주 일가와 함께 유일하게 이수페타시스 지분을 보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배주주 3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경영 상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는다. 김 회장의 자녀들인 김세민씨, 김세현씨는 현재 이수페타시스에 재직하지 않고 있다. 지분만 모두 합쳐 1% 미만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김 회장이 지주사를 온전히 지배하는 체계를 공고히 유지하는 것으로 볼 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내부적으로 경영 수업은 일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남인 김세민씨가 현재 지주사 이수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1989년생으로 올해로 35세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대주주 특수관계인이 직접 근무하는게 아니다 보니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며 "임원 등기 여부 관련은 여러 계열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측면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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