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복잡한 셈법 끝, 이수페타시스 물량 거둬들였다①이달 100만주 순매도, 9%대 보유…"M&A는 업황 변동성 보완 목적, 지향점과도 일치"
김소라 기자공개 2024-11-22 07:38:38
[편집자주]
국민연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을 지속 축소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의 13.6%에 그친다. 2020년 대비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동 기간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은 10.6%포인트 올랐다.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 간 투자액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본시장 큰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따른다. THE CFO는 2024년 국민연금 투자 현황을 짚어본다. 지분율 감소, 증가 기업을 중심으로 이들의 재무와 지배 체계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6: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근래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제조 업체 '이수페타시스' 지분을 적극적으로 조절했다. 이달에만 주식을 수차례 사고팔며 기민하게 반응했다. 지분증권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투자 수익 확보 작업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 모습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별도 주주 활동을 동반하지 않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이수페타시스 지분을 보유 중이다.변동성 확대 배경으론 지분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이수페타시스가 최근 대규모 증자를 결정하면서 신주 물량 대거 출회가 불가피해졌다. 전년말 연결 순자산액의 2배가 넘는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유통주식 수 확대가 지분증권 가치 하락 등 투자 지표 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관 투심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은 올해 이수페타시스 지분율을 적극 조절했다. 18일 기준 국민연금 보유분은 582만363주(9.2%)로 나타났다. 이달에만 지분율을 1.6%포인트 낮췄다.
여러 차례 주식을 매집하고 처분하는 과정을 반복한 결과 11월 100만주의 순매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다. 올초 지분율과 비교하면 총 2.9%포인트 하락했다. 지배주주에 이어 2대주주 지위는 유지 중이다.
주식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 보유분이 큰 폭으로 출렁이며 근래 주가 변동성도 커졌다. 지난 한 달간 이수페타시스 주가수익률은 마이너스(-) 51%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매도 물량이 집중되며 기업가치가 쪼그라들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하루에만 159만주 이상의 순매도가 발생했다.
도화선이 된 것은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다. 이달 약 5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증자를 발표한 직후 투자자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는 기발행주식의 31.8% 규모 신주를 발행하는 건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올해 3분기 말 연결 자산총액의 약 83%에 달한다.
신주 물량이 대거 출회되는 건인 만큼 기관 투자자 우려도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금번 유상증자 조달 자금 중 가장 큰 몫을 이종 기업 인수합병(M&A)에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이 투자자 공감대 형성에 불리하게 작용한 분위기다.
현재 이수페타시스는 전자 제품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생산·판매 사업만 단일 영위하고 있다. 산하에 몇몇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이들 역시 비교적 낮은 단가의 PCB를 취급하는데 그친다.
이런 부품류 사업만 몇십 년간 전개해 온 가운데 최근 2차전지, 우주항공 분야 전문 소재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제이오' 인수를 결정한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탄소나노튜브(CNT)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을 영위한다. 동 부문의 경우 이수페타시스를 비롯해 이수화학, 이수앱지스,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 그룹 관계 기업과도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지금이야 인공지능 가속기나 데이터센터 구축 등 폭발적인 수요가 뒷받침 되지만 PCB는 기본적으로 업다운이 반복되는 구조다 보니 이를 대비하기 위한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제이오의 경우 CNT라는 소재만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점 등이 내부적으로 지향하는 사업 방향과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업황 개선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당해 이수페타시스 영업 성과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상반기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전년대비 32% 증가한 493억원으로 집계됐다. 당분기 영업 실적도 큰 폭으로 반등하며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아울러 고객사 발주 물량 대응을 위해 시설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 조달 자금 중 약 45%를 공장 증설 등 생산능력(CAPA) 확대 목적으로 소요할 예정이다.
이수페타시스 측은 "이미 2028년까지의 CAPA 확대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라며 "향후 자금 조달 등이 추가로 필요할 경우 은행권 차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충당할 요량"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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