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보틱스 리빌딩 전략]'다각화 효과' 티로보틱스, 진공로봇·AMR 확장OLED 회복세·자율주행물류로봇 호조, 중장기 재활로봇 대중화 모색
이우찬 기자공개 2024-11-27 08:47:29
[편집자주]
국내 로보틱스 업계가 실적 부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8개 로봇 상장사의 실적은 2021년 1조원을 넘기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성장세는 이듬해를 끝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지 조차 장담하기 힘든 국면이다. 반등의 서막일까. 트럼프의 재집권은 로봇산업에 훈풍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국내기업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벨이 로보틱스 업황 진단을 통해 각사의 리빌딩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로보틱스는 로봇산업 전반이 뒷걸음질치는 상황에서도 두드러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장 로봇기업 18곳 중에 매출성장률 2위에 올랐다. 티로보틱스의 전방산업인 OLED 업계가 국내외 회복 조짐을 보였고 신사업인 산업용 자율주행물류로봇(AMR)의 다각화 효과가 더해진 덕분이다.◇진공로봇 훈풍, 신사업 AMR 가세
티로보틱스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509억원이다. 지난해 동기(291억원) 대비 외형을 크게 키웠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기존 사업인 진공로봇과 신사업 AMR이 쌍끌이 성장하며 외형이 증가했다.
우선 기존사업인 진공로봇이 올해 반등했다. 진공로봇은 OLED 제조의 핵심 공정인 증착에 쓰이는 로봇으로 정밀한 위치 제어와 안정적인 패널 이송 등의 기능을 한다. 글로벌 OLED 설비투자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서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서 유일하게 OLED용 진공로봇을 제조하는 티로보틱스는 글로벌에서도 일본업체 산쿄, 다이헨을 제외하면 경쟁사를 찾기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4조1000억원)와 중국 BOE(11조원)가 지난해 8.6세대 OLED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올해 중대형 OLED 장비 투자가 시동을 걸며 티로보틱스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진공로봇과 진공이송모듈의 올해 3분기 합산 매출은 2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85억원)보다 58% 늘었다.
티로보틱스는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BOE를 포함해 다양한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반도체 장비회사인 미국 A사의 협력사이기도 하다. 티로보틱스가 생산한 진공로봇의 70% 이상은 미국 고객사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화권에서 전체 매출의 40%가 발생하고 나머지 44% 정도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투자 속도에 따라 국내 매출 규모도 늘어날 여지가 있다.
◇2차전지 AMR 추가 수주 '기대', B2C 재활로봇 상용화 모색
이처럼 디스플레이 산업 호조로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지만 전방산업의 부침은 그동안 실적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1년 디스플레이 산업 투자 위축으로 역성장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경기 사이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것은 티로보틱스의 과제였다. AMR을 필두로 티로보틱스가 사업다각화를 모색해온 이유와 맞닿아 있다. 올들어 AMR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다각화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인수합병(M&A)으로 2021년 AMR 사업을 본격화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AMR 매출은 1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3% 증가했다. 진공로봇 사업 쪽보다 성장 속도는 빠른 셈이다.
티로보틱스는 2021년 일본 ZMP와 합작법인 '앤로'를 설립했고 그해 '모션디바이스'를 인수했다. 모션디바이스의 기존 고객사를 기반으로 영업을 전개한데 이어 지난해 4월 SK온, 포드자동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와 290억원 AMR을 수주했다. 매출은 분기별로 인식되고 있다.
내년 2차전지 산업에서 AMR 추가 수주에 따라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오벌SK가 내년 미국 테네시 공장을 가동한다. 공장 완공 이후 장비 발주까지 이뤄지면 티로보틱스의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완성차와 협업하고 있는 전장 분야 AMR 개발도 관전 포인트"라고 언급했다.
AMR이 대기업을 고객사로 맞으며 입지를 굳히고 있는 신사업이라면 헬스케어 로봇은 중장기 추진하는 미래사업이다. 삼성 출신의 전문가를 다수 영입하며 국내 의료계, 학계, 글로벌 기업 등과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과 함께 하지마비 장애인용 재활로봇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그동안 헬스케어 재활로봇 연구를 거듭했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B2C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헬스케어 로봇 상용화를 목표로 설정했다"며 "개발된 시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디자인과 배터리 성능 등을 개선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대중적인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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