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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CFO]윤안식 한화솔루션 재무실장, 안정성 관리 '중책'③미국 투자 확대·영업손실 심화 '엇박자'…"선택과 집중으로 어려움 타개"

김소라 기자공개 2024-11-26 08:22:08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6: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과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 그룹의 핵심 계열사 '한화솔루션'도 올해 재무 인원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앞서 9월 경 대표이사 변경 등 비교적 이른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재경 라인은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룹 내 타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CFO를 비롯한 재무 인원 변동은 최소화한 모습이다.

한화솔루션은 윤안식 재무실장(CFO) 체제 하에 재경 라인이 꾸려져 있다. 윤 실장은 전년 9월 CFO 직에 부임 후 올해로 1년여째 한화솔루션 재정 상황을 관리, 통솔하고 있다. 금리, 환율 등 대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주력 사업이 위축세로 돌아선 시기 무거운 자리를 넘겨받았다. 그는 안정을 핵심 키워드로 두고 최우선 사업에 자금력을 집중하는 재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윤 실장은 현재 한화솔루션에서 재정 안정성 관리 중책을 맡고 있다. 근래 여러 재무적 이슈가 집중되며 이를 원활히 풀어나가는 것이 그의 주요한 과제가 됐다. 미국 태양광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영업 실적은 크게 위축되며 전반적으로 엇박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고 채무 상환에 주력하는 등 대응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윤 실장은 한화그룹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83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입학, 졸업 후 곧장 그룹에 입사해 올해로 35년 이상 몸 담았다.

그룹 내 여러 계열사 중에서도 특히 한화솔루션과 인연이 깊다. 2009년 초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석유화학)에서 상무보로 승진하며 본격적으로 임원 반열에 올랐다. 약 3년간 자금 운영 업무를 도맡은 후 2012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자리를 옮겨 장기간 그룹 부동산 분야 재무관리 경험을 쌓았다. 이후 다시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을 거쳐 지난해 CFO로 한화솔루션에 복귀했다.

이처럼 '그룹통'인 윤 실장에게도 최근의 한화솔루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영업이 급속히 위축되며 현금창출 역량이 약화된 것이 가장 뼈아팠다. 화학제품 판가 하락, 태양광 부문 손실 지속 등 주력 사업들이 일제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올해 한화솔루션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손실은 4000억원대로 집계된다. 실적이 빠르게 악화된 가운데 재무 면에서의 관리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윤 실장은 현재 내부적으로 안정 도모 작업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 사업 위주로 단순화하면서 신규 투자를 위한 현금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지배구조 재편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솔루션은 내달 자회사 한화글로벌에셋 흡수 합병을 앞두고 있다. 미국 내 여러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법인을 거느린 중간 지주사 격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를 한화솔루션에 흡수시켜 별도 법인 체제에서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인다는 목적이다.

비주력 사업도 그룹 내 타 계열사로 넘겼다. 기보유 하고 있던 식음료 법인 '한화비앤비'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앞서 지난해 인적분할돼 신규 설립된 한화갤러리아에 동 지분 100%를 매각했다. 이처럼 핵심 사업이 아닌 부분을 꾸준히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금 확보를 위한 밑 작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한화솔루션이 미국 내 태양광 사업 투자 기조를 유지하는 영향이 크다. 현지 태양광 설비 확충에 약 3조원의 자금을 소요했다. 더불어 동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 법인들을 대상으로 크고 작은 투자를 꾸준히 집행하고 있다. 올초 미국 자회사 'Hanwha Q CELLS Americas Holdings Corp'를 대상으로 약 1200억원을 출자했고 최근 모회사 한화로부터 태양광 사업부를 400여억원에 매입키도 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미국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고 관련한 신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다"며 "동시에 태양광 개발 자산 매각을 진행하며 투자 수익을 회수하는 성과 역시 지속적으로 잡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금융으로 필요 현금도 안정적으로 보충하고 있다. 하반기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자금을 대거 수혈했다. 이를 통해 만기 도래한 기보유 부채 상환 작업을 완료했다.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는 만큼 기초 체력을 보강하는 효과도 누렸다. 구체적으로 올 3분기 말 한화솔루션 연결 자본총액은 전년대비 약 9% 증가한 10조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손실 등이 반영되며 이익잉여금은 23% 가량 줄었지만 신종자본증권이 재무상태표에 대거 인식된 덕에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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