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글로벌은 지금]창업 8년만에 대주주 오른 파운더…FI 오버행이슈 '부담'④반성연 대표, 올 4월 지분 18% 확보…경영권 우려 방지 조치 '필수'
최윤신 기자공개 2024-11-26 09:07:25
[편집자주]
다수 벤처캐피탈(VC)이 투자한 달바글로벌이 조단위 몸값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도모한다. 달바글로벌은 글로벌 시장에서 저력을 보이며 K-뷰티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으로 꼽힌다. VC 업계에선 에이피알에 이어 또 한 번의 뷰티신화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더벨이 달바글로벌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상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달바글로벌을 창업한 반성연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부터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최대주주는 아니었다. 다만 벤처캐피탈(VC)로부터 확보한 콜옵션과 경영 인센티브를 이용해 지분율을 늘리며 예비심사 청구 시점에는 지분 1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그럼에도 반 대표의 지분율은 기업공개(IPO) 이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요인으로 꼽힌다. 재무적투자자(FI) 지분율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시장의 오버행 우려를 넘을 수 있는 공모구조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유지분 10분의 1' 콜옵션 준 투자자들
2016년 설립된 달바글로벌은 중국 라팡그룹과 한국 비앤비코리아의 초기 투자를 받으며 사업을 시작했다. 라팡그룹 측이 지분 과반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였고, 비앤비코리아는 20%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2019년 KTB네트웍스(현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주요 주주로 떠올랐다.
라팡그룹과 비앤비코리아 등은 2020년부터 국내 벤처캐피탈(VC) 등에게 지분을 매각하며 엑시트를 시작했다. SL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메가인베스트먼트, 유니온파트너스, 보광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구주를 사들이며 달바글로벌의 지분을 취득했다.
2022년에는 유상증자와 구주거래가 병행됐다. NBH캐피탈이 84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 달바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를 결성해 16억원어치의 우선주 신주와 함께 구주를 대거 사들였다.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도 74억원 규모 코리아오메가프로젝트오호조합을 통해 14억원어치의 우선주 신주와 함께 구주를 매입했다.
달바글로벌이 처음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2022년 말 기준으로 최대주주는 KTBN13호벤처투자조합(지분율 16.15%)가 됐다. 2대주주는 달바신기술사업투자조합(13.55%)이었으며, 3대 주주가 반성연 대표(12.05%)였다.
다만 반 대표는 지분율을 빠르게 늘려 예비심사 청구 전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2023년 말 14.33%의 지분을 확보해 KTBN13호에 이은 2대주주가 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지분율이 16.74%로 KTBN13호의 지분율을 넘어섰다. 반 대표는 이후에도 지분을 늘렸고 상장예비심사 청구서에는 18%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기업가치가 한껏 치솟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개인인 대표이사가 지분율을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반성연 대표가 빠르게 지분율을 높일 수 있었던 건 투자자들과 주주간 계약으로 콜옵션을 확보하고 이를 행사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주주간 계약이 체결된 건 2020년 7월이다. 라팡그룹과 비앤비코리아가 달바글로벌의 지분을 본격 엑시트한 시점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규모 구주 거래가 일어난 직후 주주들과 반 대표가 계약을 체결했다.
달바글로벌 측은 사적 주주간 계약이기 때문에 콜옵션의 정확한 내용에 대해 확인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대다수 FI들이 보유한 지분 10%가량에 대해 콜옵션을 부여했다. 반 대표는 수차례에 걸쳐 콜옵션을 행사했고, 이를 통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었다.
행사가격이 얼마인지도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반 대표가 2023년 콜마홀딩스 보유분에 콜옵션을 행사한 가격은 현재 주식수를 기준으로 주당 6000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적인 계약방식을 고려할 때 FI가 주식을 취득한 가격에 일정 수익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행사가격이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 콜마홀딩스가 2020년 달바글로벌 주식을 취득한 가격은 현재주식수 기준 주당 4500원가량이다.
콜옵션 행사가격은 달바글로벌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몸값을 고려할 때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콜마홀딩스는 지난 2월 약 90억원가량에 달바글로벌 주식 5만4121주를 매각했다. 액면분할이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현재 주식 수 기준 주당 3만3000원 가량에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콜옵션 행사가격의 5.5배 수준이다.
FI들은 반 대표가 콜옵션 행사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장치도 만들어줬다. 2022년 우선주를 발행할 당시 약정을 체결하며 반 대표가 대규모의 경영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주주가 취득한 주식의 취득가액 대비 매각가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이나 주식으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반 대표 입장에선 회사의 가치를 높일수록 콜옵션 행사를 위한 자금을 많이 마련할 수 있었던 셈이다.
◇경영권 강화 장치 모색 중
3분기 말 이후에도 반 대표의 콜옵션 행사는 이어졌다. 이에 따라 예비심사청구일 기준 반 대표의 지분율은 18%까지 늘어났다. 종전 최대주주였던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두개 조합의 지분율을 합친 것보다 높은 지분율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반 대표의 지분율은 소폭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아직 반 대표가 가지고 있는 콜옵션이 전부 행사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어렵사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상장 이후 지배력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특히 공모에서 신주 발행으로 주식 희석이 일어나면 지분율은 더 낮아지게 된다.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은 한국거래소가 예비심사에서 주의깊게 살피는 항목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을 경우 상장 이후 경영권 관련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통상 최대주주 지분율이 2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를 안정화 할 장치를 요구한다.
실제 달바글로벌은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주관사·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경영권 강화를 위한 장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이 보유 지분에 대해 공동보유 약정을 체결하는 게 유력한 해결책이다.
이런 경우 통상 전략적투자자(SI)들이 장기간의 락업을 걸고 공동보유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달바글로벌의 주주구성은 대다수가 FI여서 협의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1%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 중 SI로 분류할 수 있는 곳은 콜마홀딩스(지분율 2.05%) 정도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FI 지분율이 높은 지분구조 특성상 상장 이후 시장의 '오버행 우려'도 넘어야 할 산이다. 70%이상의 지분을 들고 있는 FI들의 엑시트 수요가 일시에 몰릴 경우 주가흐름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FI들의 보호예수를 통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야 공모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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