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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온 가상자산의 시간]잠자는 크립토 벤처 투자, 상승장에 깨어날까⑥꿈틀하는 국내 스타트업…'밈코인' 트렌드 소강 후 투자 본격화 전망

노윤주 기자공개 2024-12-02 13:02:02

[편집자주]

늘 간절한 쪽이 공격적이기 마련이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리플,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기업은 기업 명운을 걸고 우호적인 공약을 내건 트럼프 당선인에게 베팅했다. 결과는 잭팟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 가격 변동만 볼 게 아니다. 단순 시세 변동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에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 전망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기회 요인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그간 조용했던 가상자산 벤처투자 재활성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불(Bull)장 사이클에서는 가상자산 스타트업에 유입된 투자금이 막대했다. 2022년 1분기에만 120억달러(약 16조7000억원)가 몰릴 정도였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시장 트렌드 변화가 한차례 이뤄져야 한다고 관측했다. 최근 '밈코인'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벤처투자가 가능한 유의미한 프로젝트 발굴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생 코인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벤처 투자 속도가 더딘 것을 두고 진정한 불장은 아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해외로 눈 돌렸던 VC, 국내로 돌아올까

블록체인 업계 특성상 상당수 관련 스타트업은 토큰을 발행한다. 투자자들은 이들이 발행할 토큰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를 집행한다. 이에 지분투자에 더해 아직 발행되지 않은 코인을 취득할 권리를 받는 '토큰워런티'라는 독특한 투자 구조가 만들어졌다.

덕분에 타 업종에 비해 가상자산 스타트업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왔다. 투자 유치 규모도 큰 편에 속했다. 하지만 반대로 시장 불황일 때는 토큰 가격 상승 가능성도 크지 않아 투자 자체가 침체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한동안 국내서는 유의미한 가상자산 VC 투자가 나오지 않았다. 국내 VC들도 더 좋은 딜을 찾기 위한 해외 확장에 중점을 뒀다. 대표적인 국내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는 북미, 싱가포르(동남아), 중동 등 각 지역에 팀원을 파견했다. 인도에는 현지 투자 자회사까지 설립해 영역을 확장했다.

해외서는 약세장에도 꾸준히 대규모 투자가 있었다. 이더리움 호환 레이어1 '모나드'가 2억2500만달러(약 350억원)를 올해 4월 투자받았다. IP기반 웹3 프로젝트 '스토리프로토콜'도 8000만달러(약 1117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한켠에서는 불장 진입과 함께 국내 투자도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크릿벤처스의 자회사 크릿벤처스USA가 기린랩스에 30만달러(약 4억원)를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규모는 작지만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기린랩스는 리플 재단으로부터도 100만달러(약 14억원) 그랜트 투자를 유치했다. 그랜트 투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재단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유망한 개발사에 지원하는 자금을 의미한다.

◇미국 SEC 수장 교체, 변곡점일까

업계 관계자 대다수는 트렌드 변화 이후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트렌드는 '밈코인'이었다. 밈코인은 뚜렷한 목적이나 운영·개발팀 없이 장난 삼아 만들어지는 코인이다. 도지코인, 시바이누, 페페 등 밈코인이 국내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1년간 밈코인 프로젝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목적성을 가진 코인을 규제하면서 반사이익으로 밈코인이 득세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아무 목적이 없어야 규제를 피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상자산 부정론자였던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사퇴가 예정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친 가상자산 성향의 인물이 SEC 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규제 완화로 다양한 프로젝트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1~2022년 수준 투자 규모 회복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규제 완화 이후 유망 프로젝트들이 다시 업계에 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미 있는 벤처투자를 위해서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필요한데, 현재는 밈코인만 있다 보니 투자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승장에서는 신생 코인들도 주목받기 마련"이라며 "이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진정한 상승장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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