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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온 가상자산의 시간]국내 플레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기다린다④미국서는 옵션거래까지 개시…국내서도 내년 제도 마련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4-11-28 13:15:24

[편집자주]

늘 간절한 쪽이 공격적이기 마련이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리플,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기업은 기업 명운을 걸고 우호적인 공약을 내건 트럼프 당선인에게 베팅했다. 결과는 잭팟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 가격 변동만 볼 게 아니다. 단순 시세 변동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에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 전망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기회 요인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현물 ETF 시대가 열렸다. 연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데 이어 5월에는 이더리움 현물 ETF도 출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현지에서는 솔라나 ETF까지 거론되며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 속도가 붙고 있다.

어디까지나 글로벌 시장 이야기다. 국내서는 아직 가상자산 현물 ETF 투자가 제한돼 있다. 다만 법인투자 허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업계에선 내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탁사 등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은 이미 준비태세에 돌입하고 있다.

◇미국 움직임에 기대했지만…금융당국 재빠른 '차단'

올해 1월 10일 미국에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이 승인돼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등에 상장됐다. 당시 국내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처럼 증권사 MTS를 통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국내서 가상자산 투자를 하지 못하는 법인, 기관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빠르게 이를 차단했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일각서는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만큼 ETF도 동일한 개념으로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금융위는 미국과 국내의 법체계 차이를 들어 미국 사례의 즉각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견해를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대신 금지해 왔던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를 허용했다. 2021년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ETF인 프로셰어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지 2년 반 만이다.

◇법인투자 허용 논의에 업계 "ETF 출시 시그널"

업계에선 내년 국내 비트코인 ETF 출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선물 상품 투자를 금지했다가 현물 상품이 나오자 이를 풀어줬던 금융당국 행보가 예측 근거가 되고 있다.

이미 미국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출시됐고 다음 타자로는 솔라나 ETF를 논의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상품도 나왔다. 이달 19일 나스닥에서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옵션 거래가 시작됐다.


기관 투자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업비트투자자보호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주요 펀드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대폭 증가했다. 이달 21일 기준 글로벌 기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22만635개다. 원화 기준 약 16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법인투자 허용에 대한 긍정적 논의 흐름을 ETF 도입 전조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출시를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금융당국에 허가 여부를 지속적으로 문의하고 있다. 아직까지 긍정적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당국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도록 허가하는것 보다는 국내서 상품이 출시되도록 허가할 것이라 점치고 있다.

가상자산 수탁사들의 기대감도 높다. ETF 운용을 위한 대규모 비트코인 보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코인베이스가 운영하는 커스터디자회사 코인베이스커스터디가 ETF의 설정과 환매 과정에서 비트코인 이전, 거래 처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사례를 토대로 수탁사들은 사업 영역 확대를 준비 중이다. 현재 수행 중인 단순 코인 보관자 역할을 넘어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미국의 선례를 참고해 인력을 확보하고 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사전 준비에 나섰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전까지 업계서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자산운용사와 코인 수탁사는 물밑에서 이야기를 나눠왔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국내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정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당국도 국부유출 등을 우려하면서 검토를 시작하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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