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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성과평가]IB 리빌딩 유창수·고경모 대표, 장기집권 포석 마련IPO·커버리지 선전…중소 증권사 벤치마크로 '급부상'

권순철 기자공개 2024-12-23 11:32:4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투자증권 유창수·고경모 두 대표의 올해 최대 성과는 기업금융(IB) 리빌딩이다. 부동산 침체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꺾였지만 정통 IB 비즈니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유진증권의 케이스를 벤치마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2025년 3월 임기 만료가 다가오지만 정통 IB의 성장 가도를 위해서라도 리더십의 갑작스런 교체는 독이 될 수 있다. 중장기 투자가 지속돼야 성장할 수 있는 섹터인 만큼 장기 집권 체제가 사업적 측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IB 리빌딩 '순항'…2024년 실적 반전 '눈앞'
유창수 부회장
2020년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유창수·고경모 유진투자증권 각자대표는 근래 2~3년 고비를 맞이했다. 유진그룹 오너 출신인 유창수 대표는 논외로 해도 비즈니스를 실질적으로 총괄한 고경모 대표에겐 특히 어려운 시절이었다. 2021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후 수익성이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황이 부진에 빠지면서 한때 IB 비즈니스의 근간을 떠받쳤던 PF는 더 이상 캐시카우가 되지 못했다. 2022년 유진증권이 기록한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2383억, 37억원으로 2021년 대비 각각 28%, 95% 급감했다. 2023년 소폭 개선세를 보였지만 2021년 수준과 견주기에는 여전히 미약했다.
그러나 올해 반전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분기 기준 유진증권의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1925억, 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만 따지면 2022년과 2023년 온기 수치를 합한 값보다 많았다. 2023년 3분기에 기록했던 순이익이 16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의 개선세가 더욱 뚜렷했다.
고경모 대표

전사적 차원의 IB 강화 드라이브가 성과를 낸 몇 없는 사례로 거론되곤 한다. 증권사들이 정통 IB에 집중하는 흐름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실질적 성과로 연결된 곳은 손에 꼽는다. IB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 지원이나 이해가 부족해 IB 성장 로드맵이 부재한 곳들이 많다"며 "유진증권은 그 중에서도 예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 중소형 증권사들의 벤치마크로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마찬가지로 정통 IB 육성에 나선 한 증권사 수뇌부는 유진증권의 부채자본시장(DCM) 내에서의 입지 확대에 주목했다. 적극적인 커버리지 영업으로 일반회사채(SB) 인수 실적이 눈에 띄게 확대되자 이를 모범 사례로 등재하기도 했다.


◇IPO·커버리지 비즈니스 '선전'…연임 청신호

커버리지 영업력의 축적은 유창수 대표와 고경모 대표의 의지와 지원으로부터 나왔다. 유진증권 커버리지 부서가 생긴 지는 불과 4년이 채 되지 않는다. 실적이 꺾이기 시작한 시점에서 탄생했지만 이미 대형사들의 레드오션으로 점철된 시장의 틈새를 뚫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진, 두산, AJ네트웍스 등 하이일드급 이슈어들과 밀착 관계를 형성하면서 틈을 파고드는데 성공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유진증권의 주관 실적은 763억원에 불과했지만 이 수치는 2024년 현재 1565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인수 실적도 2021년 3575억원에서 2024년 4970억원으로 매년 인상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DCM뿐만 아니라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발군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부터 꾸준히 수익을 창출했던 유상증자, 메자닌 비즈니스를 차치하더라도 기업공개(IPO) 섹터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있었다. 씨피시스템과 유진8호스팩의 합병 상장, 씨메스의 코스닥 직상장을 완료했는데 이는 모두 2021년 이후 3년 만의 주관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아직 IPO에서 큰 수익이 발생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유 대표와 고 대표는 차후 성장성을 높게 판단해 폭넓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10명도 채 안 됐던 IPO실 인력이 2배 가량 확대된 것은 경영진의 승인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수익까지 축적된다면 차후 IPO실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말 종료되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도 이와 같은 성과들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정통 IB는 투입 비용 대비 성과가 단기간 창출되기 어려운 비즈니스다. 중장기적인 투자와 인내심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유진증권의 IB가 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한 만큼 이 시점에서 리더십의 교체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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