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 비상계엄 후폭풍]'불확실한' 회사채 연초효과, 기업들 '일단 미루자'1~2월 발행 스케줄 아직 '미정'…기관 투심 '소극적' 우려 상존
권순철 기자공개 2024-12-12 13:23:1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당연하게 예측했던 공모 회사채 '연초 효과'가 2025년에는 사뭇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비상계엄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스탠스가 어떤 식으로 조정됐을지 파악하지 못한 이슈어들이 발행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증권사 IB들도 곤란한 건 마찬가지. 고객사들로부터 발행 일정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문의가 들어와도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관 투자자들도 현재 정치 국면이 투심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불확실한' 회사채 연초효과
2024년 회사채 시장에서 관측됐던 연초효과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현재 시점까지 발행된 일반 회사채(SB) 규모는 82조3161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40%에 달하는 32조5035억원이 1분기에 발행됐다. 특히 1월에만 13조3365억원 규모가 쏟아져 나왔는데 이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액수다.
기관들이 회사채를 북에 담고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집행한 영향이었다. 1월에만 총 39곳의 발행사가 공모채 시장에 등판했는데 37곳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목표 모집금액을 상회하는 주문을 받았다. 한화솔루션, CJ E&M의 경우에도 일부 트랜치에선 미매각이 났지만 추가 청약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2025년에도 회사채 발행 연초효과를 예측해볼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매년 1~2월 이 같은 양상이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다. 증권사 커버리지 RM(Relationship Manager)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직전 연도 12월부터 회사채 주관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영업에 돌입해왔다.
문제는 내년 1~2월에도 연초효과가 자동적으로 발동할 것이란 예측이 힘들어졌다는 사실에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이 위축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이는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 계엄령과 관련이 있는데, 45년 만에 발생한 이례적 상황인 만큼 그 후폭풍을 쉽게 예단할 수 없다.
물론 당장 혼란스런 정국이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김상만 하나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국내 채권시장에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여타 영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함에 따라 크레딧 채권의 경우에도 그 영향권 아래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2월 발행 스케줄 '미정'…기관 스탠스 '소극적' 우려
그러나 증권사 IB들 사이에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회사채 수요예측이 곧바로 개시되려면 지금쯤 발행 일정이 확정돼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이슈어들이 1월 극초반 발행 스케줄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발행사에서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어떻게 스탠스를 조정했는지 파악되지 않아 연초 발행 스케줄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관 투자자들도 현재 정치 국면이 내년 초 회사채 투심에 미치는 영향을 온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증권사 커버리지 부서도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다. 본래 이 시점에서 이슈어로부터 발행 스케줄 조언 문의가 들어오면 1월에 투자자 풀이 가장 많다는 정석적인 설명으로 대응했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면서 이러한 대응 방식에도 물음표가 던져졌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의견을 여쭤봐도 자신 있게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관들의 스탠스가 어떻게 조정될지는 불확실하나 비우량채나 크레딧 리스크가 있는 이슈어들은 긴장 모드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유독 촉각을 기울일 만한 그룹사는 단연 롯데다. 기본적으로 1~2월에 집중해서 회사채를 찍어왔던 이슈어인데 유동성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내년 공모채 등판이 필수불가결하다.
물론 아직 모든 증권사에서 내년도를 대비한 회사채 영업에 개시하진 않았다. 12월 셋째, 넷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발행사들이 스케줄을 확정하지 못한다면 내년 1월 공모채 발행 스타트가 생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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