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약바이오 마켓리뷰]메디테크·헬스케어로 쏠린 비상장 투심, 신약 벤처 양극화[비상장]'MHG·진이어스·이모코그' 수백억 유치, 빅파마·대기업 주목한 벤처도 관심
김진호 기자/ 정새임 기자공개 2024-12-31 08:56:0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비상장 투자 관심은 헬스케어와 의료기기로 쏠렸다. 기술특례상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예상 매출 잣대가 깐깐해진 기조에 신약보다 빠른 시일 내 상용화가 가능한 '소부장·의료기기'에 펀딩이 몰리는 분위기가 이어졌다.상대적으로 신약 개발사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유망한 일부 벤처에 투자가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기술력이 뛰어나 창업 초기 의미있는 공동 연구 계약을 이끌어내거나 창업주의 명성, 대기업의 지원 등으로 주목을 받았던 벤처들이 성공적인 투자를 이끌어냈다.
◇부상하는 메디테크, MHG·진이어스 500억 이상 투자 유치
30일 더벨이 2024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비상장사 펀딩액을 집계한 결과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기업은 MHG(Meta healthcare group)로 나타났다. 글로벌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덕분에 1차 펀딩에서만 600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진이어스가 두 차례에 걸쳐 570억원을 투자받았다.
모두 신약 개발과는 거리가 먼 메디테크 또는 헬스케어 영역이다. IPO 심사가 길어지는데다 신약개발 벤처의 기업공개(IPO)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한 메디테크나 헬스케어로 투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MHG와 진이어스 외에도 올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웰트, 이모코그 등도 같은 범주에 있다.
MHG는 올해 8월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1차 600억원, 2차 규모 비공개로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A 단계 투자로는 압도적 규모다. 2021년 설립된 MHG는 메디컬 헬스케어 기업으로 이종우 회장이 최대주주다.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국내 1호 코스닥 상장한 캐어랩스 상장을 주도한 이력이 있다.
MHG는 직접 사업운영을 하기보다는 투자금을 유치해 관련 사업을 위한 자회사 인수 등 M&A에 자금을 주로 집행한다. MHG의 최대주주 위버랩스는 이 회장의 또 다른 회사 메타랩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투자금 역시 메타랩스가 메타케어를 인수하는데 쓰였다.
이 회장→위버랩스→MHG 및 메타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하에서 병원경영지원(MSO), 탈모 헬스케어, 치과용 임플란트 소재와 인공관절재료 등 의약품 및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다.
두 번째로 많은 펀딩을 받은 진이어스 역시 MSO 사업과 관련있다. '쁨클리닉', '상상의원' 등 성형외과 브랜드를 운영하고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톡스앤필' 등을 거친 의사 출신 정태영 진이어스 이사회 의장이 최대주주다. 그러나 최근 작고한데 따라 지배구조에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올해 초 사모펀드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가 300억원을 투자했고 또 다른 사모펀드 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가 270억원을 베팅해 총 57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의료기기 분야서 주목한 '디지털 치료제', 웰트·이모코그 등 관심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주목됐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뇌질환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역할과 시장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치료제 기업 웰트가 올해 6월 말 14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했다. 웰트는 2023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슬립큐’를 허가받아 6월부터 국내 첫 처방이 개시됐다. 이번 라운드는 인비저닝 파트너스의 주도하에 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한독 등이 참여했다.
치매 관리용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 이모코그도 시리즈B 단계에서 2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모코그는 치매 위험군 선별을 위한 검사 도구 '기억콕콕'과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코그테라' 등을 상용화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달 마무리한 시리즈B에는 스톤브릿지벤처스, IBK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KB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이모코그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437억원으로 주요 투자자로 카카오벤처스와 네이버 D2SF 등이 더 있다.
◇유망 신약개발벤처에 몰린 펀딩, 진에딧·에임드·다안
메디테크와 헬스케어 비상장사가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펀딩을 이끌어낸 가운데 신약 개발사에 대한 투자는 몇몇 우량기업으로 쏠리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올해 주목받은 비상장 신약 개발 기업으로 진에딧, 에임드바이오, 다안바이오 등이 꼽힌다.
진에딧은 신약 개발에 적용되는 약물전달시스템(DDS)을 전문적으로 개발한다. 2016년 미국 내 설립된 바이오벤처로 UC버클리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근우 대표와 박효민 수석부사장이 공동 창업했다. 고분자화합물인 폴리머 나노 입자를 통해 체내 유전자가위 전달률을 높이는 '나노갤럭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글로벌 빅파마 로슈 자회사 제넨텍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계약 규모 총 8400억원으로 나노갤럭시를 활용한 자가면역질환 분야 유전자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덕분에 이달 DSC인베스트먼트 주도하에 487억원의 대규모 시리즈B 투자를 이끄는데 성공했다.
신약개발사인 에임드바이오도 올해 7월 4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시리즈B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창업했고 항체약물접합체(ADC)로 항암과 뇌질환을 타깃한다.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와 인터베스트가 투자를 이끌었으며 유한양행, 삼성생명공익재단도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다안바이오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직접 차린 바이오텍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곳이다. 기존 EGFR 변이 폐암에 주로 쓰이는 약제와 달리 T세포수용체(TCR) 기반의 폐암 신약을 개발 중이다.
'렉라자' 임상연구책임자(PI)인 조 교수의 명성이 230억원 규모 시리즈A의 성공적인 유치를 이끌었다. 솔라스타벤처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다수 VC들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 중 상용화에 접어든 제품이나 확실한 신약개발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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