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예고…정부, 멕시코·캐나다 진출기업 대응책 모색 산업부, KOTRA 통해 관세 여파 조사 시작…멕시코에만 500여개 기업 진출
정명섭 기자공개 2025-02-03 09:20:05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해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국내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한 가운데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24일 재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하 기관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관세 부과가 미칠 영향과 애로사항 등을 조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에 진출한 주요 기업들의 목소리를 취합해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KOTRA 관계자는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로 인한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주요국과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보편 관세를 도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1차 타깃으로 글로벌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 외에도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연합(EU) 등이 거론된다.
이 중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될 세율은 25%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국가가 불법 이민자 유입에 대한 대처가 소극적이고 미흡하다는 점을 관세 부과 이유로 들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과의 교역 비중 1·2위를 차지한다. 이들은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체결국이라 그간 무관세가 적용됐다.
국내 자동차와 가전, 철강 분야 기업들은 이같은 무관세 혜택과 북미와 근접성, 저렴한 인건비 등의 이점이 있는 멕시코로 활발히 진출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완성차와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었는데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친환경차(전기차 등) 보조금 요건 중 북미생산 요건 충족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국내 기업의 멕시코 투자금액은 2022년 7억 달러 2023년 9억 달러, 작년 상반기 14억 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멕시코 투자 실적이 있는 국내 기업 525개다. 제조업이 300여개로 대다수다. 주요 대기업 중에선 기아와 LG전자, HL만도, LG이노텍, 현대모비스, 포스코 등이 있다.
기아는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연간 25만대를 생산 중으로 이 중 15만대가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멕시코 법인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모듈과 램프 등을 공급한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와 몬테레이, 라모스 등에 TV와 냉장고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관세 부과에 대비해 사업계획을 수정했다. 기아는 올해 멕시코 공장의 미국 수출 비중을 30%에서 10~20% 수준으로 낮추고 현지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관세 부과 후에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캐나다에는 LG그룹 배터리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전가치용 배터리 셀 생산공장 짓고 있다. 현재 모듈 생산라인은 가동 중이고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 IRA상 혜택을 고려해 미국이 관세를 매기지 않는 캐나다를 생산거점으로 낙점했다. 관세 조치가 현실화하면 캐나다 합작공장의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없다가 생긴 미국 관세가 현재는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며 "갑자기 공장을 옮길 수도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향후 미국과 교역 비중이 높으면서도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에서도 관련 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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