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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프리뷰]소액주주 결집한 이마트, 주주제안 '임박'①행동주의 플랫폼 중심으로 지분 모집 완료…자사주 소각 및 밸류업 등 이달 제안

안준호 기자공개 2025-02-07 07:55:35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월 이마트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 중심으로 소액주주 지분 모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요구 사항을 담은 주주제안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과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 정관 변경 등이 담길 예정이다.

그룹 모체에 해당하는 이마트는 오랜 기간 주가 하락을 겪어왔다. 소액주주 연대가 결성된 것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이미 회사 측에 서한을 보낸 가운데 주주제안을 위한 최소 지분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하락에 뿔난 소액주주, 주주제안 위해 결집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3월 이마트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위해 소액주주 지분을 모집하고 있다. 아직 주총 소집 공시는 나오지 않았으나 3월 중 개최가 예상되는 이미 지난달부터 사전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주총이 3월 28일 개최된 만큼 이달 중 지분 확보를 마치고 주주제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확보된 지분은 주주제안을 위한 최소 요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은 주주가 직접 주총 안건을 이사진에 제안할 수 있는 주주제안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6개월 이상 보유한 경우 1% 이상도 가능하며,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인 회사는 다시 0.5%만 보유해도 가능하다.

현재 이마트의 발행주식수는 총 2787만5819주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정용진 이마트 회장 등이 28.6%를 보유한 가운데 약 8.0%를 가진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소액주주 보유 주식은 1516만6687주(56.6%)다. 소액주주들 역시 장기 보유자가 많아 주주제안을 위한 요건은 이미 갖췄다는 것이 액트 측 입장이다.

소액주주들이 결집한 직접적인 배경은 주가 하락에 있다. 이마트는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지만 코로나19 이후 오랜 기간 주가 하락세를 겪었다. 현재 주가는 6만원 중반 전후로, 코로나19 직전 고점인 31만2000원(2018년)보다 크게 하락했다. 유통 기업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16배 수준에 그친다.

소액주주들이 모인 주주연대 역시 여러 차례 결성된 바 있다. 2019년의 경우 급격한 주가 하락과 함께 주주연대가 결성되며 각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과 간담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당시 간담회 이후 이마트 상장 이후 첫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기도 했다. 단 이후에는 지속 활동을 위한 동력을 잃고 존재감이 약해졌다.


◇자사주 소각 및 밸류업 요구 담을 예정…임원 보수체계 보고도 포함

이번 주주제안의 경우 온라인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이 주도하며 이전보다 주목도가 높을 전망이다. 액트 측은 경제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와 함께 지분확보와 주주서한 발송, 주총 시기에 맞춘 주주제안 움직임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활동 방향 역시 주주환원정책 개선, 정용진 회장의 책임 경영 등 구체적인 편이다.

주주제안에 담길 내용 중 하나는 자사주 소각이다.현재 이마트는 약 108만7466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일 종가 6만2300원 기준으로 약 678억원에 해당한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 자사주를 취득한 바 있다. 당시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제시했지만 소각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 정책에 발맞춘 밸류업 프로그램 공개 역시 주주제안에 담긴다. 앞서 유통가 라이벌로 꼽히는 롯데쇼핑이 유통업계 최초로 관련 계획을 공시했다. 이후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이 참여했으나 이마트는 아직까지 움직임이 없다.

주주제안에 담길 핵심 사안은 정관 변경이다. 집중투표제 도입, 임원진에 대한 구체적인 보수 지급 방안, 권고적 주주제안권 신설 등을 정관 변경을 통해 요구할 예정이다. 집중 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식 1주당 선임하려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도입될 경우 소수 주주가 원하는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 행사할 수 있다.

보수 지급 정책 개선은 정용진 회장 등 미등기 임원 연봉과 관련된 요구 사항이다. 미국 등의 사례를 참조해 보수 산정방식, 지급 계획 등의 정책을 주주총회 표결을 통해 검토하라는 내용이다. 현재는 전체 보수총액 한도만 결의가 이뤄질 뿐, 보수 체계나 개별 임원의 보수에 대해선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액트 측은 권고적 주주제안권 신설도 요구할 예정이다. 국내 상법상 주주제안은 상법과 정관에 명시된 주총 결의사항에 한정된다. 임원 선임, 정관 변경, 재무제표 승인, 배당 등 대표적이다. 여기서 보다 범위를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등장한 것이 권고적 주주제안이다. 현재 법제도에서도 정관을 변경한다면 도입이 가능하다.

액트 관계자는 “이미 장기 보유 소액주주 중심으로 주주제안을 위한 최소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추가 주식을 모집한 뒤 2월 중순에는 주주제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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