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Change]호텔신라, CFO 인사 정공법과 함께 꺼낸 '신사업 묘수'면세 사업 계속 힘싣고 리조트·실버사업 진출 예고로 수익성 양수겸장
최은수 기자공개 2025-02-25 08:29:01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15시5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익 제고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호텔신라가 면세(TR) 부문에서 오래 경험을 쌓은 신임 CFO 조병준 상무(사진)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호텔신라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다시금 면세 사업에 힘을 싣고 출범 후 줄곧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관행도 유지한다.그렇다고 과거 행보만 고수하는 건 아니다. 주주총회를 거쳐 사업 목적에 콘도 분양을 포함해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을 추가한다.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란 숙제 앞에서 정공법과 묘수를 섞어 위기를 넘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위기에도 지키는 관행 '호텔신라 CFO는 곧 사내이사'
전임 CFO인 김준환 부사장의 승진과 TR부문장으로 신규 보임하며 시작된 호텔신라 이사진 변화는 다시금 신임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을 예고하면서 일단락된다. 조병준 신임 CFO는 주총을 거쳐 전임자인 김 부사장의 임기 만료로 생기는 빈 자리에 사내이사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조 상무 역시 김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CFO로 선임된 후 사내이사의 중책까지 맡게 된다. 조 신임 CFO는 호텔신라를 둘러싼 여러 악조건 속에서 재무총괄로서 기업의 본질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미션을 부여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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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를 포함해 삼성그룹은 위기경영 상황이나 그밖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CFO를 의사결정의 최상위에 해당하는 사내이사에 둔다. 이례적으로 삼성전자 CFO인 박순철 부사장이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삼성전자의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 따른 예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호텔신라는 결과적으로 다시금 CFO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김 부사장 역시 CFO 시절 넓은 운신의 폭을 고려해 다양한 묘수를 선보이며 호텔신라 재무 개선에 기여했다. 2024년 1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활용해 400%가 넘던 부채비율을 300% 수준으로 잡은 게 대표적인 예다.
호텔신라가 조 신임 CFO에게 기대하는 부분도 이런 맥락과 닿아 있다. 조 신임 CFO로서는 TR 부문에서 코로나19로 갑자기 비대해진 보따리상(따이궁) 등을 향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고환율 이중고를 이겨내야 하는 셈이다.
◇'묘수'도 있다 중장기 단위 '리조트·실버 사업' 등 겨냥
그렇다고 호텔신라가 면세 사업 전문가인 CFO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려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장을 이끌었던 TR 부문의 재건을 노리면서 신사업에서도 방향을 돌리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재로선 미래를 염두에 두고 △종합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 및 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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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선 세부적으로 호텔신라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리조트 사업'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에 가장 힘이 실린다. 종합휴양업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전문휴양·숙박·유원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호텔신라의 사업은 면세와 호텔로 나뉘어져 있는데 숙박 부문에서 다각화를 목표로 하는 셈이다.
추가적으로 실버사업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도 엿보인다. 실버사업은 전반적으로 개척이 덜 돼 있고 진입 장벽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일부 보험사·제약사 등 다양한 기업이 업종을 불문하고 신사업으로 점찍고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초기 시장이다.
호텔신라가 실버사업에 진출할 경우 경우에 따라 단순히 실버타운 등의 주거 사업을 넘어 요양 서비스를 덧입힐 수도 있다. 최근 실버 사업 트렌드가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형태로 성장하고 있는 점도 포인트다.
호텔신라는 특유의 브랜드를 앞세운 고급화가 핵심 전략이다. 마음만 먹으면 프리미엄 요양 시장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국내 실버 및 요양 시장 아직 대부분 영세업자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 KB라이프생명, 제약사 중에서 종근당, 대웅제약 등이 진출하긴 했으나 여전히 초기 시장에 가깝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직 신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건 아니지만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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