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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사외이사 임기 제한 삭제하는 이유 2010년 이후 15년 만에 정관 변경…이사회 효율성 높인다

조은아 기자공개 2025-03-05 12:55:4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07시49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사외이사의 임기 제한을 없앤다. 기존 5년이었는데 이를 없애면서 현행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최대치인 6년까지 재직할 수 있게 된다.

사외이사의 임기 제한은 사실 도입 당시부터 말이 많았던 제도다. 특히 기업 입장에선 사외이사를 새로 찾고 또 교육시키는 데 따른 부담이 크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6년으로 제한해도 불편함이 큰 상황에서 굳이 5년으로 더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임기 5년 제한, 15년 만에 삭제

한화생명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재임 연한을 없앤다. 기존 정관 제30조에 '사외이사 염임 시 임기는 차회 정기 주주총회 종결 시까지로 하며, 연속하여 5년을 초과 재임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뒷부분을 통째로 삭제하기로 했다. 2010년 처음 정관에 재임 연한 조항을 신설한 지 15년 만이다.

당시 법적 구속력은 없었지만 금융회사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반영하면서 5년 재임 연한을 도입했다. 이후 2016년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시행되면서 사외이사 임기가 최장 6년, 계열사 포함 9년으로 결정됐다. 다만 한화생명은 그 뒤로도 정관 개정 없이 5년을 유지해왔다.

이번 정관 개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사외이사는 이인실 사외이사다. 이 사외이사는 2021년 한화생명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기존대로라면 내년 3월 만 5년을 채워 이사회에서 물러나야하지만 이번 정관 변경으로 2027년까지 사외이사로 재직할 수 있게 된다. 나머지 사외이사 3명은 모두 지난해 선임돼 이제 막 1년을 앞두고 있다.

한화생명이 정관을 변경하는 건 기존 정관을 유지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모든 기업 중 가장 촘촘한 규제를 적용받는 금융지주에서도 KB금융지주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는 모두 사외이사 임기 제한을 6년으로 두고 있다. 그렇지않아도 사외이사 구인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한화생명이 굳이 더 엄격하게 임기 제한을 둘 이유가 없다.

한화생명이 임기 제한을 폐지하면서 다른 금융 계열사들이 따를지도 주목된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사외이사 임기를 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임기 제한, 현장에선 고충의 목소리

사외이사의 임기를 제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독립성에서 찾을 수 있다. 한 회사에서 오랫동안 재직하면 경영진과의 관계가 끈끈해져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들이 자리를 오래 보전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에 맞출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도 독립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

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은 크다. 익숙해질 만하면 새 사외이사를 찾고 또 교육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새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면 교육을 통해 회사나 세부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만 2년 이상이 들어가기도 한다.

실제 처음 임기 제한이 시행될 때부터 기업이 사외이사를 너무 자주 교체할 경우 해당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외이사가 한 회사에 대해 잘 알아야 사외이사 업무를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외이사는 선임될 때부터 회사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사내이사와 달리 상근이 아니고 또 각자의 본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학습이 띄엄띄엄 느리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회사를 잘 안다면 그만큼 회사 운영을 놓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안건 역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더욱 꼼꼼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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