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CEO 인사이트]정문철 KB라이프 대표 "질적 성장으로 고객 선택 받겠다"④"성장 시장에 역량 집중…관리와 현장은 불가분, 현장 목소리 경청"
강용규 기자공개 2025-03-10 12:38:17
[편집자주]
양종희 회장이 취임 3년차에 접어드는 올해 KB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 여러 계열사가 새 리더를 맞았다. 안정된 조직, 탄탄한 지배구조 위에 역량이 검증된 리더십이 구축됐고 새 리더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비전도 선포했다. 힘차게 출발했지만 이전과 다른 KB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다. KB금융을 이끄는 리더들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07시0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가 힘든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만성적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신규 가입자 풀이 말라가면서 신상품 개발을 위해 골몰할 당위성마저 줄어들고 있다. 보험사 CEO들은 업계 차원의 성장 동력이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경영방침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올해 KB라이프생명보험(KB라이프)의 지휘봉을 잡은 정문철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경영관리 분야의 전문가다. 그런 정 사장이 내세운 경영방침은 실적 등 지표 중심이 아닌 현장 중심의 경영이다. 질적 성장을 통해 고객의 선택을 받고 이를 통해 지표 차원의 성장까지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고객 요구에 맞춘 상품 혁신으로 경쟁력 확보
정 사장은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질적 성장이란 고객 중심 사고를 통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한 단계 높은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질적 성장의 결과물은 고객의 선택을 지속적으로 받고, 시장에서도 경쟁사와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구성원들도 업권에서 인정받는 등 차별적 우위를 지니는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질적 성장을 언급한 바 있다. 보험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신임 CEO가 낸 첫 신년사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질적 성장을 위한 실천적 방안으로 건강보험 확대와 시니어라이프 생태계 구축 등 성장 시장으로의 역량 집중을 제시했다.
생명보험업권은 그간 종신보험을 주요 먹거리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가입대상자 감소로 종신보험 시장이 침체되자 최근에는 연간 성장세가 유지 중인 건강보험 쪽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다만 이 시장은 전통적으로 손해보험업권의 강세 영역이었던 만큼 KB라이프로서는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2016년(당시 KB손보 자회사) 시니어라이프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인 '개척자'다. 그러나 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않은 가운데 신한라이프를 필두로 업계 경쟁사들이 우후죽순 시장에 뛰어들면서 KB라이프가 가만히 앉아서 선점효과를 기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상품 혁신을 통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지향점을 제시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고민하고 고객에 만족을 줄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아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보험 영역에서는 새로운 치료법을 보장하거나 맞춤 보장을 구현하는 등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수요)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시니어라이프 플랫폼에서도 강한 소구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판매가 가능한 시니어 특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고객이 찾는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KB금융그룹에 속해 있다는 것은 KB라이프의 장점"이라며 "고객에 그룹 금융솔루션의 하나로서 보험을 전달하는 형태로 상품을 디자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리형 경영자 아닌 현장 소통형 경영자
정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에서 테크노경영 MBA 학위를 받았다. KB국민은행에서 재무기획부장, 전략본부장, 경영기획그룹대표 등 재무와 전략 부문의 요직을 거친 해당 부문의 전문가다.
때문에 지난해 12월 정 사장의 KB라이프 대표이사 내정 당시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통해 이익 창출능력을 강화하고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을 관리하는 등 지표 중심의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두겠다는 경영방침은 다소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재무과 전략 등 관리 영역과 현장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양 영역이 합심해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평소 지론을 꺼냈다. 고객 중심 경영이 결국에는 지표 관리와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재무와 전략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기 위해 '고객과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에 고객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이를 통해 숫자를 포함한 실행 영역에서 인사이트를 찾는 데서 재무와 전략의 성패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KB라이프는 전년 대비 15.1% 증가한 269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같은 기간 CSM 잔액은 5.3% 감소한 3조105억원, 지급여력비율은 64.5%p(포인트) 하락한 265.3%로 각각 집계됐다. 정 사장의 질적 성장 방침이 지표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자율적 문화 기반으로 질적 성장 노력
질적 성장을 위해 KB라이프에 뿌리내리도록 하고 싶은 문화를 묻는 질문에 정 사장은 먼저 "선배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 온 좋은 기업문화를 시대의 변화에 맞춰 더 나은 방향으로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정 사장은 스마트오피스 운영이나 재택근무, 화상회의 문화 등 자유로운 근무 형태와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여성인력 활용 등 유연한 소통과 수평적 조직을 좋은 기업문화의 예로 들었다. 그는 "그룹 안에서 KB라이프는 가장 자율적인 기업문화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자율적 기업문화 속에서 질적 성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구성원들이 조직의 가치 증대라는 관점에서 같은 방향을 보면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 사장의 목표다.
그는 "참깨가 구르는 것과 호박이 구르는 것은 갈 수 있는 범위에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격차를 벌리며 앞서 갈 수 있는 선도적 문화를 앞으로 뿌리내리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우리금융, '법률·소비자보호' 전문가 보강 과제 남았다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우리금융, '사외이사 외부 추천' 지원부서 몫 넘어섰다
- [KB금융 CEO 인사이트]정문철 KB라이프 대표 "질적 성장으로 고객 선택 받겠다"
- [KB금융 CEO 인사이트]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비 올 때 우산 안 뺏겠다"
- [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우리금융, '글로벌 전문가' 사외이사 후보풀 꾸렸다
- 하나캐피탈, 사외이사 재신임…김용석 체제 '안정화' 무게
- [이사회 모니터/IBK기업은행]'노조추천이사제' 불발에도 잡음 없던 까닭은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한화생명, 뚜렷한 신종자본증권 선호 경향 이유는
- 최성욱 JT친애저축 대표 재연임…3년 만에 흑자 전환 기대
- LS그룹 입김 세진다…LS증권 오너 3세 구동휘 참여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B금융 CEO 인사이트]정문철 KB라이프 대표 "질적 성장으로 고객 선택 받겠다"
-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이 남긴 말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한화생명, 뚜렷한 신종자본증권 선호 경향 이유는
- [이사회 분석]미래에셋생명, 현 이사진 1년 더...안정성 확보에 중점
- 흥국생명 새 대표에 KB손보 출신 김대현, 영업강화 '특명'
- 메트라이프, 300%대 고배당에도 자본관리 '이상 무'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KB손보, 가정 변경에 가용자본 1조 감소...후순위채로 대응
-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 "연속배당 중단 아쉬워...올해도 어렵다"
- 삼성화재, 위원회 개편 앞두고 사외이사진 '문단속'
- AIA생명, GA 자회사 소속 '고소득 설계사'에 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