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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더크렘샵 '콜옵션 행사가격' 수직상승? 기타금융부채로 1446억 인식, 중재 결과에 따라 금액 달라질 수도

변세영 기자공개 2025-03-13 14:01:46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이 미국 색조화장품 자회사 '더크렘샵'의 콜옵션을 두고 국제중재재판소(ICC)에서 중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콜옵션 행사 가격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월등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LG생활건강은 800억원대 콜옵션 행사를 통보했지만, 창업주 측에서 이를 거부하면서 행사 가격이 1400억원대까지 치솟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지난해 더크렘샵(The Creme Shop Inc) 콜옵션과 관련해 기타금융부채(유동)로 1446억원을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크렘샵의 잔여지분 매입 금액을 부채로 계상한 형태다. LG생활건강이 주장하는 금액과 창업주(원고) 측의 입장을 조정해 1446억원으로 인식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ICC의 중재 결과에 따라서 해당 금액은 변경될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6월 1억2000만달러(당시 기준 약 1200억원)를 투입해 한국계 미국인인 창업주 김선나(Sunna Kim) 등으로부터 더크렘샵 지분 65%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인수금액 대비 절반이 넘는 금액을 영업권으로 인식했다. 인수기업(LG생활건강)이 피인수기업(더크렘샵)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당시 LG생활건강은 더크렘샵 잔여 지분 35%에 대해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조건도 함께 달았다.

이후 2023년 11월 말 LG생활건강은 창업주(원고) 측에 콜옵션 행사 의사를 통보했지만 가격 이견으로 원고가 이를 거절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지분 35%에 대해 6680만 달러(1달러 1450원 기준, 약 960억원)에 행사를 통보했다. 반면 원고는 1억3000만 달러(약 1880억원)를 주장해 콜옵션 행사가액 차이만 6320만 달러(약 910억원)에 달했다. 양사가 국제 상업 분쟁을 해결하는 국제상공회의소 국제중재재판소에서 다투게 된 배경이다.


양사의 눈높이 격차가 컸던 배경은 더크렘샵 실적이 고공행진을 했기 때문이다. 더크렘샵은 2012년 한국계 미국인 김선나 씨가 설립한 중저가 뷰티 브랜드다. 색조라인에 특히 강점을 갖고 있다. 주 소비층은 미국의 MZ세대다. 디즈니나 BT21 등 여러 캐릭터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이름을 알렸다. 미국 현지 감성에 K뷰티 트렌드를 입혀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다.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더크렘샵은 날개를 달았다. 당초 2021년 매출액은 470억원 수준에서 인수 당해연도인 2022년 연간 매출액은 699억원, 2023년에는 1365억원으로 치솟았다. 순이익은 2022년 165억원에서 2023년 312억원으로 1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 입장에서는 콜옵션 행사가액이 지나치게 높아졌음에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잔여 지분을 가져 오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크렘샵은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라면서 “언제쯤 결론이 날지 등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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