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예외모형으로 흑자 유지…기본자본 확충 필요성 원칙모형 대비 이익 늘고 CSM 감소폭 축소…당국 자본감독 강화는 부담
강용규 기자공개 2025-03-27 12:34:27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은 2024년 연말 결산을 앞두고 불거진 보험회계 논란의 진원지였다.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원칙모형의 사용을 강력하게 권유하면서 대다수 보험사들이 이에 순응하는 가운데 롯데손보는 예외모형의 사용을 확정했다.이를 통해 롯데손보는 적자전환 위기의 연간 실적을 흑자로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당국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따른 여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당국은 보험사 기본자본에 대한 감독기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롯데손보는 이 분야에서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예외모형 합리성 확보했지만…감독 부담 남았다
롯데손보는 2024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순이익 242억원을 거둔 것으로 확정 공시했다. 2023년 대비 91.5%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래 기대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잔액이 2조2528억원으로 5.6% 줄었다.
롯데손보는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가정 산출기준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예외모형을 선택했다는 것을 명시했다. 만약 원칙모형을 선택했다면 지난해 롯데손보는 329억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했을 것이며 CSM 잔액도 1조97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폭이 17.3%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연말 결산을 앞두고 감독 당국은 보험사들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설정해 CSM과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며 만기 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엄격한 가정 모형을 원칙으로 설정했다.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외모형을 선택할 경우 대주주 면담을 진행하고 정기검사 대상에 우선적으로 포함시키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롯데손보는 예외모형을 선택했다. 예외모형 역시 당국의 실무표준안 내에 있는 부분이며 자사 및 해외 유사상품의 경험통계 등을 기반으로 분석을 수행한 만큼 통계적 충분성 역시 확보했다는 것이 롯데손보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상시매각 체제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있는 만큼 예외모형 적용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본다. 이익과 CSM은 보험사 매물 가치의 판단 근거가 되는 만큼 롯데손보로서는 적자를 회피하고 CSM 감소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로 인해 롯데손보는 감독 당국의 눈초리를 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근 당국은 보험사 자본감독 기준을 고도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기본자본여력을 감독 기준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관리 현황이 조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기본자본여력 업계 최저수준…보강 방안은
보험사 가용자본은 보통주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과 자본성 증권 확충자본 등 손실흡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완자분으로 구분된다. 그간 보험사 자본의 질적 악화를 우려해 기본자본에 대한 감독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으며 이에 당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롯데손보는 가장 최근의 공표 수치인 2024년 3분기 말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 가용자본이 2조816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기본자본은 5.4%에 해당하는 1535억원이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의 요구자본은 2조2231억원으로 기본자본만을 활용한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6.9%다.
이는 같은 기간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건전성 악화로 인해 경영감독을 받고 있는 MG손보의 7.7%에도 못 미친다. 생명보험업계를 살펴봐도 기본자본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비율 산출의 의미가 없는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만이 롯데손보의 아래에 있다.
앞서 1월 롯데손보는 롯데손보는 지난 1월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당국은 롯데손보에 상반기 내 자본을 확충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의 발행은 보완자본을 늘리는 활동이다. 현재 롯데손보로서는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유상증자를 통해 기본자본을 늘리는 것이 더욱 적합한 자본확충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매각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추가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당국의 자본확충 요구가 있기는 했으나 '상반기 내'와 같이 시점을 특정한 것은 아니었다"며 "자본확충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고 가장 합리적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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