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7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 그룹 CFO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금융당국이 국내 기업들에 밸류업 계획을 요구하면서 하나 둘씩 계획을 내놓고 있는데 고민이 많다고 한다.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를 보면 대부분 몇 년 후, 혹은 몇 년까지 매출·영업이익 얼마를 달성하겠다류의 계획이거나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과 관련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동시에 최근 주목받는 성과 지표가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주주가 납입한 자기자본(Equity)에 얼마나 수익(Return)을 냈냐는 지표로 대표적인 주주 성과로 불린다. 그런데 이 ROE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ROE라는 지표가 제조업 기반의 국내 재계에서 그렇게까지 중시돼야 할만한 지표인가는 의문이 남는다. ROE를 결정짓는 두 가지 요소(순이익, 자본) 중 순이익이 늘어나는 경우면 문제가 없다. 물론 그 내용도 시장 지배력 확대로 매출이 늘고 비용 절감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가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재무상태표상 자본을 줄여 ROE를 높이는 것이 기업의 중장기적 밸류업에 도움이 될까는 물음표다. 자기주식을 매입하거나 배당을 지급하면 '분모'인 자본이 줄어들어 ROE가 높아진다. 자기주식 매입과 배당이 이뤄지면 그만큼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줄어들고, 현금이 줄면 시설투자나 M&A 등에 쓰일 재원이 그만큼 사라진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처럼 시설투자에 대한 부담이 없는 기업들이 우리나라 재계의 '주류'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방산·석유화학 등 철저한 제조업 기반의 환경이 조성돼있는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에게 요구할 만한 지표가 ROE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 재계는 어떻게 성장해왔나. 시총 최상위권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의 성장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대기업의 자본력과 그에 기반한 과감한 시설투자, 치열한 R&D, 단 시간에 몸집을 불릴 수 있는 M&A 등이 지금의 재계를 만들었다. 기관투자자들이나 외인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그런 저력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 믿는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라고 한다. 지난 달 한국은행 총재는 '그게 우리 실력'이라면서 자조섞인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적인 밸류업 계획을 요구하고, ROE를 중시하는 것이 너무 근시안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ROE 만큼 기업이 얼마나 많은 CAPEX를 집행했는지, 혹은 M&A 성과를 냈는 지도 고려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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