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우리카드]'서울대·행시' 중심 사외이사 개편…언론인 출신 영입장용성 MBN 전 대표 선임…여성 사외이사 확대 흐름 속 12년째 '남성만'
김보겸 기자공개 2025-03-27 12:34:5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7시0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가 기존 '서울대·관료' 중심의 사외이사 선임 기조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했다. 김영섭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언론 출신 인사를 선임하면서 사외이사 구성의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기존에는 사외이사진이 서울대 출신과 행정고시를 통과한 관료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에는 소비자보호와 경영, 언론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선임해 변화 흐름을 반영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전반적인 쇄신 기조가 우리카드의 사외이사 구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여성 사외이사는 전무하다. 경력과 출신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노력에도 성별 다양성 확보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용성 신임 사외이사 선임…언론 출신 합류
우리카드는 지난 2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사외이사진 일부를 개편하는 안을 의결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3명 중 2명은 재선임하면서도 한 명은 교체했다. 이를 통해 이사회 운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일부 변화를 줬다.
이에 따라 신현택, 유재한 사외이사는 1년 더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김영섭 사외이사는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후임으로는 장용성 MBN 전 대표이사가 추천됐다. 장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오는 2027년 정기주주총회까지 이사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장 사외이사의 합류로 '서울대·행정고시' 출신 인사 일변도였던 우리카드 사외이사진에 변화가 생겼다. 김 전 사외이사를 포함해 기존 사외이사진은 모두 서울대 출신 관료로 구성됐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한 김 전 사외이사는 제7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재무부 세제심의관과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거쳐 관세청장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내는 등 조세·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반면 장용성 신임 사외이사는 언론 및 금융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MBN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미래에셋 박현주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에서 특훈교수로 활동 중이다. 우리카드 임추위는 "경영, 금융소비자 보호, 언론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카드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선임된 사외이사 11명 중 8명 서울대 출신
우리카드는 여전히 서울대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높다. 지난해 신규 선임된 장재형 사외이사는 제35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경제과장, EITC(근로장려세제) 기획팀장, 조세특례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치는 등 경제·조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2년부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신현택 사외이사는 18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과 문화체육부 예술진흥국장, 문화관광부 관광국장을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예일회계법인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카드 사외이사 평가에서도 4개 항목(역량 및 전문성·직무공정성 및 윤리책임성·발전기여도·충실성) 전체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2021년부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유재한 사외이사 역시 20회 행정고시 출신이다.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제도담당관, 국고국장 등을 지냈다. 이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과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정책 분야에서의 경력이 두드러진다.
장용성 사외이사를 제외한 우리카드 사외이사진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유재한 사외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신현택 사외이사는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장재형 사외이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반면 장용성 사외이사는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한성대학교에서 경영학(재무관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우리카드의 서울대 출신 선호 현상은 뿌리깊다. 박래수 전 사외이사는 서울대 경영학과, 조용만 전 사외이사는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이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사외이사를 맡은 김홍석 전 사외이사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사외이사직을 수행한 강윤석 전 사외이사 또한 각각 서울대 법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최근 6년간 선임된 사외이사 11명 중 8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사외이사 구성 변화에도 성별 다양성 부족 여전
장용성 사외이사의 합류로 우리카드는 소폭이지만 사외이사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쇄신 기조와 맞물려 기존과는 다른 배경을 가진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표이사 선임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우리카드는 올해 초 대표이사로 우리은행 출신이 아닌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거친 카드업 전문가 진성원 대표를 영입했다. 대표이사에 이어 기존 서울대 관료 출신 사외이사진과는 다른 시각을 가진 인사를 이사회에 포함해 경영 환경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감시하고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성별 다양성 확보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우리카드만 유일하게 여성 사외이사가 없다. 2013년 출범 이후 12년 동안 한 번도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적이 없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사는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는 상장사가 아니므로 법적 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타 카드사들이 금융지주 차원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맞춰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카드의 사외이사 다양성 확보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카드는 2022년부터 성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가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해 왔다. 성 교수의 후임으로는 조진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KB국민카드 역시 지난해 최자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9월 임시주총에서 중임 안건도 통과됐다.
하나카드에는 여성 사외이사 2명 체제를 유지 중이다. 전선애 한국국제경영학회 이사와 권숙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등 기존 사외이사를 지내던 이들을 올해에도 다시금 후보자로 추천했다. 삼성카드도 서영경 연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에서 이은정 한양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2021년부터 사외이사 5명 중 2명을 여성으로 구성해 온 롯데카드는 지난해 8월 신설한 내부통제위원회에 이복실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내에서는 우리금융캐피탈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으로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지난 2021년 이지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연임을 결정하며 오는 2026년 1월까지 임기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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