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하이브 흔든 BTS 공백, 뉴진스 리스크는 ‘올해부터’빌리프랩·플레디스 선전 속 빅히트뮤직 부진 ‘타격’, 2025년 ‘반전’ 가능성
이지혜 기자공개 2025-03-28 07:57:0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08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국내에 거느린 음악 레이블은 총 6곳이다. 해외사업 확장으로 국내 레이블의 실적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는 매출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이익 구조를 살펴보면 국내 레이블에서 벌어들인 돈을 글로벌사업과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형태다. 국내 레이블이 하이브의 캐시카우라는 뜻이다.국내 레이블의 지난해 실적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들의 실적을 단순 합산한 결과 외형이 축소되고 수익성도 약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방탄소년단(BTS)의 부재에 따른 타격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BTS가 소속된 빅히트뮤직의 실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어도어 사태의 영향은 지난해까지는 크게 가시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가 2023년에 버금가는 실적을 냈다. 빌리프랩은 신규 아티스트IP(지적재산권)의 데뷔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BTS 공백에 흔들린 하이브 국내 실적
26일 하이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레이블 6곳의 단순 합산 매출은 1조57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대비 3.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7.1% 줄어든 2202억원이다.
전년 대비 합산 실적이 줄어든 건 빅히트뮤직이 주춤한 영향이 컸다. 빅히트뮤직은 지난해 매출 3508억원, 순이익 895억원을 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36.5%, 순이익은 36.2% 감소했다. 나머지 레이블은 모두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빅히트뮤직의 매출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뮤직은 하이브가 지분 100%를 보유해 완전자회사로 두고 있는 기업이다. ‘빅히트’라는 사명을 받을 만큼 상징성이 크며 하이브를 키운 BTS가 여기에 소속되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레이블 중에서 가장 실적 비중이 크다.
문제는 BTS가 지난해 상반기 모두 부재했다는 점이다. 2022년 12월부터 약 1년간 BTS 멤버들이 개별적으로 입대하면서 2024년 상반기에는 모두 군복무 중인 상태가 됐다. 이에 따라 빅히트뮤직에서 BTS 관련 음반, 콘서트 매출에 공백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쏘스뮤직·어도어, 논란 속 수익성 부진
수익성 부진이 두드러진 레이블은 쏘스뮤직과 어도어 등 두 곳이다. 걸그룹 전문 레이블을 표방하는 쏘스뮤직에는 2022년 5월 데뷔한 5인조 다국적 아이돌그룹 르세라핌이 소속되어 있다.
쏘스뮤직은 지난해 매출 665억원, 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8.8% 늘었지만 순이익은 45.9% 급감했다. 르세라핌이 지난해 미니앨범과 싱글앨범을 발매하고 한국과 일본 팬미팅 투어 등 활동이 늘렸지만 관련 비용부담을 상쇄할 만큼 이익을 벌어들이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순이익 감소 폭이 크고 영업이익 감소로만 설명되지 않는 만큼 환율 변동이나 일회성 비용 등 영업 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

어도어의 실적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어도어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가운데 가장 큰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어도어에는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되어 있는데 현재 뉴진스는 하이브 측과 갈등을 빚으며 전속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법원에서는 전속계약이 유효하며 어도어의 기획업자로서 지위를 인정하는 내용의 가처분 판결을 내렸지만 뉴진스는 여기에 불복해 이의를 제기했다. 발단은 지난해 상반기 민희진 전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어도어의 독립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제기하며 하이브가 그의 해임을 추진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어도어는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냈다. 어도어는 2024년 매출 1112억원, 순이익 239억원을 냈는데 매출은 0.8% 늘고 순이익은 9.8% 감소한 수준이다. 각종 논란에 휩싸인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게 지난해 11월 말로 그 이전까지는 정해진 일정을 모두 소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뉴진스는 지난해 신보를 내는 한편 일본 도쿄돔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콘서트를 열어 대규모 관객을 동원했다.
◇빌리프랩·플레디스 성장…올해 변수는 빅히트뮤직과 어도어
모든 레이블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적이 크게 개선된 레이블도 있다. 바로 빌리프랩이다. 빌리프랩은 지난해 아일릿 등 신규 걸그룹을 데뷔시켰다. 이 덕분인지 지난해 매출 1515억원, 순이익 331억원을 내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빌리프랩의 감사보고서 상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66%, 순이익은 198% 증가했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세븐틴도 지난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세븐틴이 소속되어 있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 3404억원, 순이익 663억원을 냈는데 2023년 대비 매출은 4%, 순이익은 10% 증가했다.
현재 올해 실적에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바로 빅히트뮤직과 어도어인 것으로 파악된다.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고 있다.
빅히트뮤직은 올 6월 이후 BTS 멤버 전원이 군복무를 마치면서 모든 멤버가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전원 제대 전까지는 개별 멤버 중심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다 올 하반기 월드투어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 조짐도 좋다. BTS 멤버 제이홉이 최근 사흘간 진행한 콘서트에 3만7500여명의곤객이 동원됐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BTS가 군입대 기간에도 팬덤 확장세를 이어갔다”며 “올해 하이브가 BTS의 컴백과 더불어 자회사의 성과 가시화로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어도어는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뉴진스 개별 멤버들이 전속계약 해지 여부와 관련해 어도어 등 하이브 측과 법정공방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어도어의 실적에 뉴진스의 올해 성과가 어디까지 반영될지 미지수다.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는 뉴진스밖에 없기에 1000억원 규모의 실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다른 레이블은 월드투어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 연구원은 “BTS 외에 세븐틴, 엔하이픈, TXT 등 다수의 아티스트IP가 시장 예상보다 규모가 큰 월드투어 일정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이브가 BTS 월드투어가 재개되는 2026년까지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알테오젠, 기술수출 '계약금·마일스톤' 10년간 2300억
- HK이노엔, '피노바이오 투자' 넥스트 케이캡 'ADC'?
- 통풍 시장성 다른 판단, LG화학 '포기' vs JW중외 '원톱'
- [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삼양 바이오 새 수장 김경진 사장 "CDMO 글로벌 확장"
- 현대건설, 수익성 8% 목표…TSR 주주환원 첫 도입
-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 도약"
- [i-point]아이티센, ‘아이티센글로벌’로 사명 변경
- 토스, 최초 연간 흑자 달성…앱 출시 10년만에 성과
- 라이프 강대권, '인게이지먼트 4호' 발빠른 목표 달성
- 대신증권, 압구정에 프라이빗라운지 연다…고급화 전략 속도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카카오엔터, '베리즈'로 K컬처 통합 팬덤 플랫폼 야심
- [Company Watch]NEW, 2년 연속 적자…승부는 올해부터
- [Company Watch]하이브 흔든 BTS 공백, 뉴진스 리스크는 ‘올해부터’
- [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하이브 플랫폼 핵심 위버스, 적자 속 희망 '유료화'
- [주주총회 현장 돋보기]JYP엔터, MD 확대 초석 '사업목적 대거 추가'
- [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성장 멈춘 디어유, 텐센트·SM엔터 협력 '재도약' 시동
- [Company Watch]JYP엔터, 블루개러지 집중 투자…수익성·기업가치 압박
- SM엔터 주가 '다시 10만원대'…MD사업·디어유 '기대'
- [Company Watch]'골프 다 접는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VX 상태 어떻길래
- 어도어, 가처분 법원 판단 분수령 '뉴진스 독자활동 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