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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IPO]3000억 필요한 롯데지주, 정기평가만 기다린다FI 차익보전, 현금 17억 불과…장단기 조달 방향성 결정

이정완 기자공개 2025-03-31 08:01:46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5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IPO(기업공개)에 속도를 냈다. 당초 기대치보다 현실적인 5000억원대 몸값을 제시하면서 투심 부담은 덜었지만 이 탓에 최대주주 롯데지주의 부담은 반대로 커졌다.

8년 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할 때 맺은 약정을 고려하면 3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부담해야 한다. 롯데지주 현금 보유고를 고려하면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장기와 단기 중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다. 신용평가사 정기평정 결과를 보고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등급전망 '부정적' 조정 후 기업어음 '선회'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증권신고서 제출 후 재무적투자자(FI) 차익 보전을 위한 조달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에이치PE는 2017년 초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2790억원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주식을 취득했다. 이렇게 확보한 지분율이 21.87%다.

에이치PE와 롯데그룹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최종 구주매출 가격이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최초 투자 때는 여러 롯데 계열사와 주주 간 계약을 맺었지만 롯데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인해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관련 의무를 승계했다.

상장 시기로 예상되는 5월 기준 풋옵션 행사 가격은 1주당 5만720원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1만1500~1만3500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보전해야 할 자금은 2781억~2931억원이다. 공모 결과가 어떻게 되든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만들어야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46%를 들고 있는 롯데지주는 차액 보전 부담이 가장 큰 최대주주다. 그런데 곳간을 들여다보면 에이치PE에 쉽게 돈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7억원에 불과하다. 2023년 말 212억원에서 급감했다. 작년 4000억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해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쌓기 어려운 여건이었는데 차입금 상환 부담까지 겹쳤다. 현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 탓에 신용평가사 시선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지난해 상반기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부진으로 인해 롯데지주도 신용도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지주는 이 무렵부터 조달 방향을 공모채에서 장기 기업어음(CP)으로 틀었다. 지난해 1월 30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한 뒤 지금까지 공모채를 택하지 않았다. 같은 해 11월 1년 6개월 만기로 95억원, 2년 6개월 만기로 999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올해 1월에도 1년 3개월물로 95억원, 2년 3개월물로 458억원 CP를 찍었다.

◇롯데렌탈 SPA 체결한 호텔롯데는 '여유'

IB업계에서는 신용평가업계의 상반기 정기 평가가 마무리돼야 롯데지주가 공모채 발행을 결정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물론 등급 전망 상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회사 롯데케미칼이 작년 연결 기준 89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등급이 한쪽으로 수렴해야 조달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차익 보전 책임이 있는 또 다른 계열사인 호텔롯데는 조달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작년 3분기 말 별도 기준 2531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뿐더러 곧 대규모 현금 유입 이벤트가 있다. 지난 12일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가지고 있던 롯데렌탈 지분 56.2%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1조5729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 중 호텔롯데로 유입되는 돈은 9805억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주가 지금도 CP를 비롯 단기자금시장에서 활발히 조달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롯데글로벌로지스 차익 보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정기평가 결과를 보고 공모채 시장에 복귀할지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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