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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자본시장법 개정이 현실적…현 상법 체계 이상 없다"코오롱 사외이사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이중상장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 줘야"

이돈섭 기자공개 2025-04-04 08:14:11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2일 11시3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법 개정안 시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재계와 정부, 여당 측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상법 개정안이 지적하는 문제를 바로잡자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더벨은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사진)와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하나씩 되짚어 봤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상법 개정안 반대 입장을 지지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최 명예교수는 더벨과 서면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안은 우리나라 사법 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상법 개정안이 지적하는 문제를 먼저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최 교수는 현재 코오롱과 아시아나항공의 사외이사로도 일하고 있다.

최 명예교수가 생각하는 이번 상법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송사건 남발 우려가 현저하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국내외 법률 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최 명예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법체계 상에는 기업 이사와 주주 사이 어떠한 위임 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상법상 이사에는 회사에 대한 신인의무가 존재할 뿐이다.

상법 개정안이 규정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책임은 미국 판례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기업 이사에게는 형평법상 의무 중 하나로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가 존재한다. 형평법은 관습법을 보완하는 법률 체계다. 관습법의 경직성을 막고 공정성을 구축하는 역할을 하는데, 형평법상 의무는 특별한 계약 관계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형평법이라는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최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사법 체계에서 채무는 계약 관계가 있거나 불법행위가 있는 경우, 그리고 법에서 규정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경우 발생한다"면서 "우리나라 이사들에는 선관주의 의무가 지워지는데, 이는 이사와 회사 간 위임이라는 계약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형평법 체계상에서 파생되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책임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회사 자체가 사단법인이고 사단은 사람의 단체를 가리킨다. 주식회사에서 사람은 주주를 의미하므로 주식회사는 주주의 단체라는 뜻이다. 회사를 위하여 일한다는 것이 바로 전체 주주를 위해서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 명예교수는 "회사는 전체주주이고 곧 총주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지금 상법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 상 주주라는 표현을 개별주주 혹은 전체 개인주주로 해석할 경우 이사는 개인주주 전체를 만족시켜야 하는데, 개인주주 전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도 요원하다.

2014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비율이 잘못되었다며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이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바 있는데, 이와 같이 지금도 일반주주들이 이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최 명예교수는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법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라면서 "기업과 경제에 큰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가 제시하는 상법 개정안의 대안은 자본시장법 개정이다. 상법 개정안 등장 배경에는 기업 이중상장과 합병비율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이중상장 문제가 불거진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신주인수권을 주거나 주식매수청구권을 주고 합병비율이 도마 위에 오른 경우 시행령을 개정해 공정한 가액으로 주식을 평가케 하라는 것.

금융위원회가 제출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최 명예교수는 "이 방식은 일본 회사법이 취하고 있는 방식"이라면서 "공정한 가격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공정한 가액이라는 표현과 별반 차이가 없으므로 자본시장법 개정이 일반주주에게도 도움이 되고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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