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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의 투자성과]포스코홀딩스 손성규 사외이사 상속 지분 포함 5배 수익④20여년 전 주식매수 후 지난해 부친 지분 상속

이돈섭 기자공개 2025-03-26 08:30:51

[편집자주]

이달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가 변화를 앞두고 있다.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사회를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이 있다. 이사회에 합류해 재직하는 동안 몸담은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경우, 임기를 마친 지금 그 투자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 사외이사 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의 그간 투자 성과를 측정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1시04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를 이어 해당 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외이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손성규 사외이사는 국보급 고미술품을 다수 기증한 것으로 유명한 고 손창근씨의 차남으로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선임 후 부친 주식을 상속받게 되면서 1만주가 넘는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손 사외이사 스스로도 주식을 직접 매수해 오랜 기간 갖고 있어 투자 성과로만 따지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장에선 손 사외이사 케이스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사외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다. 1959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미국 버클리대에서 석사,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시립대 조교수를 거쳐 1993년 연세대 교수로 임용돼 30년 넘게 근무하다 최근 정년 퇴임했다. 기획실 정책부실장과 감사실장, 재무처장, 상남경영원장 등 학내 다양한 행정직을 역임했고 한국회계학회와 한국경영학회, 대한회계학회 등 다양한 학회에서도 꾸준히 활동했다.

회계·재무 분야 전공을 살려 기업 경력도 꾸준히 쌓아왔다. 온라인 교육 기업 YBM넷 감사를 시작으로 롯데쇼핑, STX엔진, 유니온스틸, 서울보증보험, 제주항공, KB생명보험, HD현대건설기계 이사회를 거쳐 현재는 삼성자산운용과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삼성운용 이사회는 이달로 상법상 최대 임기 6년을 마무리하게 되고 이날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성공, 향후 3년의 추가 임기를 받았다.

풍부한 기업 이사회 경력만큼이나 그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량도 화제다. 손 사외이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홀딩스 주식은 지난해 말 기준 모두 1만1937주, 19일 종가(31만2500원) 기반해 산정한 주식 가치는 약 37억원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등기·미등기 임원 중 손 사외이사보다 주식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경우는 없다. 1998년 기업 공시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 말 현재까지 이 정도 주식을 보유한 사외이사 역시 전무했다.

해당 주식 대부분은 부친에게 받은 것이다. 손 사외이사는 2022년 이사회 합류와 동시에 이 회사 주식 527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주식 취득 평단가가 6만원대인 점에 비춰볼 때 2000년 전후로 매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손 사외이사 부친 손창근 씨(1929~2024년)가 세상을 떠나면서 부친 소유의 포스코홀딩스 주식 중 6777주를 상속받았다. 상속 시점 기준으로 해당 주식의 가치는 25억원 수준이었다.

사업가 출신 고 손창근 씨는 그의 부친 고 손세기(1903~1983년) 씨와 함께 다양한 고미술품 기부로 유명하다. 두 부자는 추사 김정희 '세한도'와 최초 한글 서적 '용비어천가 ' 초간본을 비롯해 고서화 수백 점을 기부한 데 이어 건물과 임야 등 부동산과 현금 등의 기부로 세간 이목을 끌었다. 고 손창근 씨는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비롯해 삼성전자 등 다양한 기업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손 사외이사가 부친에게서 상속받은 주식 외 직접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식 가치는 현재 5배 이상 오른 상태다. 지난해 7월 상속받은 주식의 가치는 약 10개월 사이 소폭 감소했지만 그의 부친이 지금으로부터 한참 전 해당 주식을 취득해 보유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오히려 전반적으로 올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988년 '포항종합제철'로 상장했는데 당시 공모가액은 1만5000원이었다.

상장기업 중 해당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사가 이사회 구성원인 경우가 종종 관찰된다. 다만 사외이사 중 대를 이어 특정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또 이를 꾸준히 갖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시장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 후 책임 이사회 활동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는 많이 있으나 대를 이어 상당량 주식을 가진 인사가 이사회 구성원인 경우는 이례적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재무 회계 분야 전문가로서 손성규 교수를 이사회에 영입했다. 그의 회계 전문성과 그간 쌓아온 풍부한 기업 이사회 경험이 기업 경영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자산 64조원 규모의 소유분산기업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 산하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이뤄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었다.

손 사외이사는 최초 선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매년 이사회 참석률 100%,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작년 한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에 지급한 보수는 1억2800만원. 다만 실적은 감소세다.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조8501억원이었지만 이듬해 3조5314억원으로 27.2% 감소했고 지난해는 2조1736억원으로 38.4% 줄었다. 이 기간 주가는 한때 급등키도 했지만 꾸준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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