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외화채 고심 커진 SK온, 국책은행 문 두드릴까모회사 등급 하락 후 유통금리 상승…차환 앞두고 ‘불확실성’
이정완 기자공개 2025-04-14 08:15:1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물(Korean Paper)을 꾸준히 찾던 SK온의 외화채 발행 움직임이 올해는 잠잠하다. 내년 초에는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가 발행한 유로본드 만기가 도래하는데 조달 전략을 정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당시 보증을 부담한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가 투기 등급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이제 모회사 보증을 활용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후 글로벌 자본시장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 채권 발행보다 국책은행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이일드' SK이노베이션 보증채 난항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SK이노베이션 신용도를 기존 투자적격등급(Investment Grade)인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으로 한 노치(Notch) 낮춘 뒤 SK이노베이션 보증을 받아 발행된 SK배터리아메리카 채권 유통금리가 20bp 가량 상승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지난해 6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며 등급 하락을 예고한 바 있다. 자회사 SK온의 배터리 차입 부담은 늘어나는데 수익성은 반등 계기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SK E&S와 합병하며 외형을 키웠으나 등급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2021년 10월 SK온이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 신설되기 전까진 SK배터리아메리카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였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2021년 초 모회사 보증을 받아 한국물 데뷔전을 치렀는데 이 때 발행한 7억달러 규모 5년물 유로본드(RegS) 만기가 내년 1월 도래한다. 이 때까지만 해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는 'BBB-'급이었다.
SK온은 분할 후 지금까지 적자를 이어왔기에 자체 신용도로는 외화채를 발행할 수 없다. 모회사가 아니더라도 어찌됐든 보증을 받아야만 글로벌 투자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2023년 5월 SK온이 자체적으로 첫 한국물을 발행했을 때와 지난해 초 SK배터리아메리카가 차환 발행에 나섰을 때는 국민은행 등 은행권 보증을 받았다.
◇IB업계선 산은·수은 지원 '요청설'
올해는 국내외 은행 보증을 받아도 넉넉한 수요 확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탓에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를 거르지 않고 유로본드를 발행한 SK온과 SK배터리아메리카의 한국물 발행 움직임도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IB업계 반응이다.
이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관련이 깊다. 전기차 수요 감소와 미국 에너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른 이차전지 기업도 조달 준비 과정이 원활하지만은 않았다. 2023년부터 꼬박꼬박 한국물 시장을 찾은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0억달러로 발행 규모를 줄일까 고민했지만 그동안 택하지 않던 변동금리부채권(FRN)을 추가하는 아이디어를 통해 지난해와 동일한 20억달러를 조달했다.
특히나 지금은 관세 충격까지 더해져 미국 국채금리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중국과 상호 보복이 이어지면서 미국채 투매 현상까지 발생했다. 10년물 금리는 4.3%까지 올랐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연내 발행은 더욱 어렵다.
IB업계에선 SK온이 국책은행을 통해 조달을 시도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내년 만기채 차환이든 북미 합작법인 투자든 외화는 필요한데 발행이 어려운 만큼 대규모 달러 대출이 가능한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미 SK온에 대규모 대출을 실행한 상태다. 최근 수출입은행이 현대차그룹과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합작법인에 15억달러 규모 금융지원을 했는데 이 역시 현대차그룹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SK온 입장에선 직접 대출이 아닌 국책은행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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