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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후폭풍]삼성·SK, 미 상무부 빗장수비·속도전 공세 '긴박한 21일'무역확장법 232조 활용 반도체 공급망 전방위 점검, 엔비디아 대규모 투자 발표 '압박↑'

김경태 기자공개 2025-04-16 07:41:13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상호관세로 미·중이 정면 격돌한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한 무역확장법 232조(Section 232)에 기반한 반도체 조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에 광범위하면서도 세부적인 내용까지 파악한다. 장비를 포함해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조사가 이뤄져 국내 대기업의 긴장감도 커지게 됐다. 또 트럼프 정부에서 반도체 조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엔비디아가 대규모 현지 투자를 발표한 점도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반도체 조사 살펴보니…전방위 사정권 '촘촘', 21일 내 조사 '속도전' 부담

15일 미국 상무부 연방관보에 따르면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전략산업 및 경제안보실은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에 대한 무역확장법 제232조 국가안보 조사 관련 공개 의견 요청 공고'를 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반도체 제조 장비(SME·Semiconductor Manufacturing Equipment), 반도체 파생제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반도체, 반도체 기판과 웨이퍼, 범용 반도체(레거시 반도체), 최첨단 반도체, 미세전자, 반도체 제조 장비 구성요소(부품)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상무부는 파생 제품에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제품 공급망 내의 하위 제품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자제품 등 다수 제품에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관보의 핵심 내용인 공개 의견 요청(Request for Public Comments) 항목은 총 14개다. 반도체와 관련한 생산시설, 공급망, 외국 보조금 등 전방위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이 수입하는 반도체(하위 제품 포함)가 소수의 해외 제조시설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지 여부와 그로 인한 위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소수 외국 공급원에 의존한 정도 등이 들어갔다.

또 외국 정부의 보조금 및 약탈적 무역관행이 미국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 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외국의 수출 통제 가능성, 자국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 관세나 수입할당제 같은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 등도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전자업계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과 관련된 공급망 전반에 걸쳐 리스크를 차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 상무부가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 의회도서관, 의회조사국 등의 자료에 따르면 무역확장법 232조가 실제 적용되기까지는 1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대통령이 조사를 지시하면 상무부 장관이 270일 내로 보고서를 제출한다. 그다음 대통령이 90일 내로 조치 여부를 정한다.

연방관보에 따르면 미 상무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번 조사를 개시했다. 향후 자료는 게시일로부터 21일 이내에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르면 5~6월 중으로 반도체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정부 관계자들도 속도감 있는 관세 부과 의사를 밝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관세가 "아마 한두 달 내" 나올 것이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관세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시행될 것"이라며 다음 주 중 세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대규모 투자 발표, 트럼프 "관세 덕분"…삼성·SK 협상 악영향 우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14일(현지시간) 4년 내 TSMC, 폭스콘, 위스트론, 앰코, SPIL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5000억 달러(약 712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미국 내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주요 제조 파트너들과 함께 애리조나주, 텍사스주에 100만 제곱피트(약 9만3000㎡)가 넘는 제조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애리조나에서는 NVIDIA 블랙웰(Blackwell) 칩을, 텍사스에서는 AI 슈퍼컴퓨터를 생산·테스트할 방침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TSMC의 애리조나 피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블랙웰 칩 생산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텍사스 휴스턴에서는 폭스콘(Foxconn), 댈러스에서는 위스트론(Wistron)과 함께 슈퍼컴퓨터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라며 양산은 향후 12~15개월 내 본격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세계 AI 인프라의 엔진들이 처음으로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라며 "미국 내 제조는 AI 칩과 슈퍼컴퓨터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보다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출처: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투자에 관해 현지 언론에 "지난해 11월 5일 대선 덕분이고, 사랑과, 하나님, 관계 다음으로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인 관세 덕분"이라며 "관세가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국면에서부터 대만 반도체기업에 대해 자국의 산업을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 바이든 정부에서 약속받은 보조금 정책에 관해서는 철회할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TSMC에 이어 엔비디아도 대규모 투자 발표를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협상이 더 고차방정식이 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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