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텍, 재무 건전성 압박에도 승계 행보 '잰걸음' 자본잠식률 90% 자회사 씨알케이, 자녀 관련 회사에 자금 지원
양귀남 기자공개 2025-04-17 08:12:45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4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텍은 유동성 압박이 가중되고 있지만, 승계절차는 놓지 않은 모양새다. 관계사는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강성희 회장의 자녀들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했다. 여기에 이번 유상증자가 강 회장의 자녀들이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텍에는 강성희 회장의 장남 강신욱 씨와 차남 강신형 씨가 모두 근무하고 있다. 강신욱 씨와 강신형 씨는 각각 전무이사, 상무이사로 함께 미래 전략본부에 있다.
오텍은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승계절차를 진행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두 아들 모두 오텍의 지분을 매입했고, 장남인 강신욱 씨를 시작으로 오텍 주요 계열사의 주요직을 차지했다. 오텍은 핵심 계열사인 씨알케이, 오텍캐리어냉장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고, 유일하게 상장돼 있어 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오텍 뿐만 아니라 에스에이치글로발이라는 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일하게 강성희 회장과 두 아들만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강성희 회장이 20%, 강신욱 전무가 40%, 강신형 상무가 40%를 보유하고 있다.
오텍그룹 전체에서 에스에이치글로발을 키워주고 있다. 에스에이치글로발은 핵심 자회사로 에프디시스라는 회사를 두고 있다. 에프디시스는 지난 2000년 설립돼 터치패널 제조 및 판매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던 법인이다. 오텍그룹에는 지난 2007년 편입됐다.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냉동냉장설비 및 냉난방기기, 공조관련 부품 제조 및 판매업을 주 사업으로 내세웠다. 오텍캐리어가 든든한 뒷배로 작용했다. 사실상 매출액의 대부분이 오텍캐리어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에프디시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07억원, 3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지난해 오텍캐리어와 영업상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액이 57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오텍캐리어에 대부분의 실적을 기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실적 구조는 에프디시스가 사업구조를 변경한 이래 꾸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룹사 측에서의 자금 지원도 적극적이다. 오텍그룹 내에서 두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씨알케이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에프디시스를 지원했다. 지난해 에프디시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8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에프디시스는 지난 2023년말까지 완전자본잠식이었지만, 씨알케이의 지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
문제는 씨알케이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씨알케이는 지난해 말 기준 급격하게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자본잠식률이 90%까지 치솟았다. 결국 자체적으로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오텍에게 도움을 청했고, 오텍 역시 자금 상황이 넉넉치 않아 주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씨알케이의 자금이 에스에이치글로발의 에프디시스에 투입됐고, 오텍 주주들의 돈이 씨알케이로 들어가는 구조다. 크게 보면 오텍의 주주들이 승계를 앞둔 오텍 오너가를 돕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 이번 유상증자에서 강 전무와 강 상무가 추가로 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강 회장과 강 전무, 강 상무 모두 100% 청약을 예고했다. 다만 증권신고서 상 강 회장은 참여율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고, 나머지 구주주들이 청약을 포기할 시 초과청약을 통해 자녀들이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염가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더벨은 이날 오텍 경영개선실에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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