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밸류 피어그룹, '일본 메루카리' 낙점된 이유 [Product Tracker]증권사 리테일, 상품화 안간힘…당근페이-메루페이 닮은꼴
황원지 기자공개 2025-04-22 08:28:35
[편집자주]
금융사 리테일 비즈니스의 본질은 상품(Product) 판매다. 초고액자산가(VVIP)부터 평범한 개인, 기관 투자자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선택을 이끄는 핵심은 결국 차별화된 상품이다. 다만 한 번 팔린 상품의 사후 관리는 느슨해지기 마련이고 기초자산의 변동 양상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국내 리테일 창구의 '핫'한 상품을 조명하고 그 뒤를 잇는 행보를 쫓아가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0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업계 리테일 파트에서 당근마켓 상품화에 공 들이는 가운데 증권사와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밸류에이션 피어그룹으로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를 꼽고 있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중고나라와 번개장터가 있지만, 단순한 거래주선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서 입지를 고려하면 일본의 메루카리가 적절하다는 게 중론이다.◇수익구조 차이 있지만…확장성 높은 ‘플랫폼’ 구조 공통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의 클럽원(Club1) 삼성동 WM센터를 비롯한 증권사 리테일 파트에서 당근마켓 구주에 투자하는 상품의 판매를 준비하는 데 한창이다.
증권사 IB 파트와 VC들은 당근마켓 피어그룹으로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Mercari)를 꼽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은 당근마켓을 비롯해 중고나라와 번개장터가 있지만 국내 기업보다는 일본의 메루카리가 피어그룹으로는 보다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메루카리는 일본의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2013년 설립돼 2018년 상장에 성공했다. 2015년 설립된 당근마켓보다는 한 걸음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모바일 전용으로 개발해 젊은 층과 여성 이용자를 빠르게 끌어들였다. 야후 옥션 등 웹 기반 서비스와는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현재 일본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수익구조 측면에서는 당근마켓과 다소 차이가 있다. 당근마켓은 거래 과정에 수수료가 붙지 않는 무료 앱인 반면, 메루카리는 10%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거래액이 증가하는대로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라 당근마켓보다 수익기반이 훨씬 탄탄하다는 평가다. 반면 당근마켓은 지난해 광고수익이 1888억원으로 매출(1891억원)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익구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피어그룹으로 묶이는 건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 사업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메루카리는 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핀테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 결제 시스템 메루페이(Merpay)을 통해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구조다. 이를 통해 외부 결제대행업체에 지급하던 결제수수료를 절감하는 동시에 할부 결제 등을 통한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메루카리 할로(Mercari Halo)와 같은 구인구직 서비스도 제공한다. 메루카리 할로는 2024년 3월 메루카리가 출시한 단기 아르바이트 매칭 서비스다. 최소 1시간부터 근무가 가능해 사용자의 일정에 맞춰 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출시 한달 만에 25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등록했다. 핵심인 거래 플랫폼의 파워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당근마켓 MAU 1900만명 '국민앱'…중고나라·번개장터 비교 '글쎄'
당근마켓도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은 플랫폼이라는 점에 있어 비슷하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이미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900만명에 달하는 국민 앱이다. 누적 가입자 수도 4000만명을 돌파했다.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음에도 광고매출이 비용을 충당하는 점 자체가 당근마켓의 사용자 충성도를 방증하는 셈이다.
플랫폼 파워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당근마켓도 메루카리와 같이 당근페이를 론칭해 거래에 활용하도록 제공한다. 아직 수수료가 붙지 않는 무료 서비스이지만 추후 할부결제 등을 도입해 수익성 제고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외에도 당근알바 서비스를 도입해 동네에서 알바 자리를 구하는 수요를 창출해내기도 했다. 가까이 있는 이웃과 교류한다는 핵심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광고, 알바, 판매 등으로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북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메루카리는 2014년부터 미국 시장에, 당근마켓은 2022년부터 캐나다를 거점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 진출에서는 당근마켓의 성적표가 더 좋은 모습이다. 메루카리는 높은 수수료로 미국 고객들에게 외면받으며 성장이 정체된 상태지만, 당근마켓은 수수료가 없으면서 동네 주민을 연결해준다는 컨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벌써 누적 가입자수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향후 5년 내에 북미 50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반대로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와 중고나라의 경우 당근마켓 모델과는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중고나라는 최대 거래액을 자랑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로는 연결되지 못한 상태다. 2024년 매출이 118억원, 순손실이 27억원을 기록했다. 시작점인 네이버 카페와 앱 연동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용자들이 머무르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은 아직이라는 평가다. 번개장터도 지난해 매출 448억원, 순손실 194억원으로 아직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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