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애경그룹 골프장 이어 모태사업 매각까지?중부CC 매각 흥행 가능성 거론, 리밸런싱 통한 '제주항공 재도약' 기대
감병근 기자/ 서지민 기자공개 2025-04-17 08:28:56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08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자산 매각을 통한 리밸런싱에 나섰습니다. 그룹 모태인 애경산업과 알짜 부동산인 중부CC를 매물로 내놨는데요. 매각 성사 여부가 애경그룹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시간에는 애경그룹 자산 매각 배경과 현황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더벨 M&A부 감병근, 산업3부 서지민 기자입니다.
Q. 애경그룹 역사와 자산 매각의 배경은?
애경그룹은 1954년 비누와 세제 등을 만들던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에서 출발했습니다. 애경은 원래 채몽인 창업자가 설립했으나 협심증으로 갑자기 사망하면서 부인인 장영신 회장이 34세 나이로 경영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장 회장은 1971년 34세의 나이로 애경 사장에 취임했는데 이후 지금까지 50여년간 애경을 이끌면 지금의 애경그룹을 만든 실질적 창업주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애경은 1979년 애경화학을 시작으로 애경산업, 애경백화점, 제주항공을 약 10년 간격으로 설립하며 사업부문을 다각화했죠. 주력 사업회사는 애경케미칼과 제주항공인데요. 이 두 기업이 애경그룹 전체 매출액의 80%가량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이번 애경산업, 중부CC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 이후 금융당국,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재무 건전성이 도마에 오른 것으로 파악됩니다.
Q. 제주항공 사고 외에 애경그룹 재무구조가 악화된 원인을 꼽는다면?
AK홀딩스는 장기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AK플라자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제주항공 등 자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요. 2020년 이후 AK플라자와 제주항공 두 기업에 투입된 그룹 자금만 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대규모 차입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면서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애경그룹의 연결 부채비율은 6년 넘게 우상향하면서 최근 300%를 넘겼습니다. 2024년 말 기준 그룹 총차입금이 2조5300억원에 달하는 데 비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3500억원가량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Q. 애경산업 매각이 애경그룹에게 갖는 의미는?
애경산업 매각은 소비재기업이라는 그룹의 정체성과 직결된 핵심 계열사 매각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자산 유동화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애경산업이라는 '상징성 있는 기업'의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애경그룹의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항공과 화학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통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비재 산업에서 기간산업으로 그룹 체질을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Q. 애경산업, 중부CC 매각 진행 상황은?
애경그룹은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애경산업, 중부CC 매각 절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중부CC 매각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중부CC는 5월 초에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인수자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반면 애경산업은 아직까지 원매자 마케팅을 위한 투자설명서(IM)도 배포하지 않고 있는데요. 애경산업이 중부CC보다 훨씬 규모가 큰 만큼 애경산업 매각이 더디게 진행되는 건 당연한 부분도 있습니다. 매각에 필요한 자료를 모으기 위한 실사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Q. 중부CC 매각 흥행 가능성은?
최근 분위기를 보면 중부CC 매각은 흥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설명서가 배포되기 전부터 대기업 및 건설사들이 중부CC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중부CC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입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해 서울 강남권에서 차로 1시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M&A 매물로 희소성이 높은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이라는 점도 주목받는 분위기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많은 골프장이 거래됐지만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은 잭니클라우스GC 등 극소수만 매물로 나왔습니다.
Q. 중부CC 예상 매각가는 어느 정도인지?
투자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중부CC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입지, 희소성에 더해 유휴부지 개발 가능성도 가격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중부CC 매각가가 홀당 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수입니다. 인근에 위치한 로제비앙CC가 골프붐이 어느 정도 수그러든 2023년 107억원에 매각된 점을 생각하면 홀당 100억원 이상의 가격도 수긍할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촉박한 매각 일정은 변수로 지목이 되는데요. 자금 모집 기간이 필요한 재무적투자자(FI)가 사실상 참여하기 힘든 일정이기 때문입니다. FI 불참으로 실질 경쟁이 매각 측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가격도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Q. 애경산업 매각 분위기는 어떤지?
애경산업은 아직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기 전입니다만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PE들이 물밑에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PE들은 애경산업이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매각 측 가격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애경그룹이 원하는 애경산업 매각가는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경산업 시가총액은 4000억원을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이를 기준으로 하면 애경그룹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 가치는 대략 2500억원 수준입니다. 주가 기준 지분 가치의 2배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할 원매자가 나타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반응입니다.
Q. 애경그룹 향후 리밸런싱 방향은?
우선 큰 타격을 입은 제주항공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항공은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현재 보유 중인 20년 이상의 항공기를 교체하는 등 기단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2030년까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계열사 매각으로 조달된 자금이 확보된다면 이러한 경쟁력 강화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경케미칼도 사업기반 강화를 위한 신규투자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애경케미칼은 현재 울산공장 내 TPC 공장 신설, 베트남 및 중국 생산시설 구축 등으로 2025년까지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수준의 CAPEX와 지분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애경그룹은 이번 자산 매각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는 단계"라며 "단순 재무구조 개선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기업의 미래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가져가는 게 좋을지에 대한 고민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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