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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전략 점검]수익 분담 중심축엔 교보증권⑤높은 교보생명 의존도…'종투사 인가' 후 신사업으로 그룹 수익 안정화 기대

정태현 기자공개 2025-05-08 14:11:36

[편집자주]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구원투수로 나선 SBI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들간의 풋옵션 분쟁이 해소되며 물꼬를 텄다. 더불어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단행하며 지주사로서의 경쟁력도 확보했다. 교보생명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사 인가 신청 등을 거쳐 2026년까지 지주 출범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더벨이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전략의 면면과 남아있는 과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0시3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보험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교보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교보증권이 종투사에 지정되면 현재 교보생명이 홀로 떠맡은 그룹 수익 구조를 상당 부분 분담해 줄 거라는 기대에서다.

우선 종투사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시키는 게 급선무다. 교보생명의 추가 자본 지원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금융당국이 강조한 자본적정성 관리와 SBI저축은행 인수에 드는 자금을 고려하면 당장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보생명에 치우친 수익 구조

교보생명은 기업 지배구조상 경영 참여 목적으로 총 15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비금융사에는 교보문고, 교보리얼코, KCA서비스 등이 있다. 금융사에는 교보증권과 교보자산신탁, 교보악사자산운용, A&D신용정보, KCA손해사정 등이 속해있다. 여신금융전문업과 손해보험업을 제외하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셈이다.

문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만큼 수익 분산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별도 기준 6987억원의 순익을 냈다. 15개 계열사는 지분법 적용 기준 총 1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교보문고가 418억원으로 가장 큰 손실을 냈다.


이 외에도 교보자산신탁(-295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214억원), 교보에이엠자산운용(-11억원)이 적자를 냈다. 교보생명이 시장 충격을 받아 실적이 고꾸라지면 교보생명 기업집단 전체가 휘청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교보자산신탁의 부실 관리를 위해 총 3000억원을 투자했다. 교보자산신탁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매수에 2000억원, 유상증자에 1000억원을 들였다.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사들을 보더라도 비은행 계열사를 얼마나 잘 육성했느냐에 따라 리딩금융 자리가 뒤바뀌기도 한다. 2년째 리딩금융을 수성한 KB금융그룹은 비은행 기여도가 40%대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를 둔 삼성금융네트웍스와 한화그룹도 탄탄한 비(非)보험 계열사를 통해 그룹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최근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과 함께 손해보험사 인수가 같이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앞서 교보생명은 2014년과 2016년에도 은행업 진출을 위해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두 차례나 검토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2015년에는 KT, 우리은행과 2019년에는 SBI홀딩스, 키움증권과 각각 컨소시엄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룹 수익 안정화 키 쥔 교보증권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증폭하는 데 핵심은 교보증권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증권의 자산은 15조2500억원이다. 계열사 중에 규모가 가장 크다. 지분법을 적용한 교보증권의 순익은 505억원이다. 이 역시 계열사 중 가장 크다. 물론 교보생명의 연결 기준 총순익 6863억원에 비하면 7.4%에 불과한 규모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교보증권의 종투사 인가다. 종투사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증권사 대상으로 기업신용공여, 전담중개업무, 주식의 내부주문집행을 허용하는 제도다.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기 위해 마련됐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금융(IB)에서의 권한과 역량이 대폭 커진다. 자기자본의 200% 내로 기업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종투사의 대형화와 함께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투사 제도 도입 후 첫 10년간 종투사들이 거둔 순영업수익은 38조5000억원이다. 이는 증권사 전체 48조5000억원의 80%에 육박한다.

지주사 체제 전체의 투자금융 역량을 키우는 데도 한몫할 전망이다. 이전보다 투자 기간이 길고 리스크가 큰 투자가 가능해지는 데다, 기업 신용공여뿐만 아니라 구조화 금융, 인수합병(M&A) 자문과 같은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교보증권이 바로 종투사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해야 한다. 교보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900억원이다. 종투사 인가를 위해선 1조원가량이 더 필요하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목표 시기인 2029년 안에 종투사 인가를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의 목표 인가 시기를 고려하면, 올해부터 매년 최소 2000억원씩 쌓아야 한다.

향후 교보생명이 자본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교보생명은 2020년과 2023년 각각 2000억원,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행을 지원했다. 관건은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향후 130%로 조정) 이상을 유지하려면 지원금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SBI저축은행 지분을 내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지난해 말 교보생명의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6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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