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서민금융 리포트]'중금리대출' 해답 제시한 SBI저축, 10년째 독주①일찍이 CSS 구축하며 시장 선점, 1분기 점유율 24%…바빌론·사이다뱅크 플랫폼 통합 추진
유정화 기자공개 2025-05-13 12:43:19
[편집자주]
저축은행의 법상 설립 취지는 서민금융 활성화에 있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상품군 중 중금리대출은 이 취지에 가장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 차주를 대상으로 시행되면서 금리가 17.14%를 넘지 않은 대출을 말한다. 수년간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은 올해 민간 중금리대출과 정책자금대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중금리대출을 둘러싼 이슈와 저축은행별 중금리대출 취급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8일 07시3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여년 전 국내 중금리대출 시장이 처음 형성됐을 당시 저축은행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20% 이상 고금리를 주력으로 취급해 온 만큼 10%대 금리 상품이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달랐다. 발 빠르게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고 2015년 중금리대출 상품 '사이다'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SBI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출 거절 고객들을 타깃해 빠르게 사이다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이후엔 디지털 플랫폼을 앞세워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10년째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중금리대출을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모두 확보하면서 업계 새로운 먹거리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분기에만 중금리대출 7275억 취급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중금리대출(사잇돌2 대출 포함) 취급액은 7275억원이다. 34곳 저축은행이 3조172억원을 취급했는데, SBI저축은행이 전체 24.1%를 차지하면서 업계 1위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2853억원), 다올저축은행(2240억원), JT친애저축은행(19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SBI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가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 집계를 시작한 이후 매년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6286억원이었던 연간 취급액은 2021년 2조8315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올해는 시장금리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중금리대출 공급이 전년(2조2837억원)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SBI저축은행이 처음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한 건 2015년이다. 당시 금융권의 대출시장은 3~5%대의 은행권 저금리 아니면 20% 이상의 2금융권 고금리로 양분돼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금리 단층' 현상을 해소하고자 금융권에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주문했고 SBI저축은행이 발 빠르게 나섰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중금리대출 상품 사이다의 주요 타깃은 시중은행 고객과 은행 대출거절 고객, 고금리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들이었다. 대출금리는 신용등급 1등급 6.9%부터 6등급 13.5%로, 개인신용 등급별로 적용 대출금리를 사전에 확정해, 소비자들이 대출을 신청하기도 전에 이미 본인의 대출금리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실험적인 도전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당시 법정최고금리는 34.9%에 달했던 만큼 저축은행은 20%대 고금리대출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통상 저축은행은 조달 수단이 예·적금으로 제한되는 탓에 시중은행 대비 조달 금리가 높은 편이다. 마진이 줄어드는 건 물론 역마진도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SBI저축은행 자신감의 원천은 CSS였다. 10년이 넘게 축적된 방대한 고객 신용평가 정보를 바탕으로 SNS, 빅데이터 등 정보를 결합해 CSS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SBI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합병으로 이미 자산 규모 1위를 기록하고 있던 만큼 고객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이점이 있었던 셈이다.
신용대출 절반 이상이 중금리대출로 구성돼 있다는 게 SBI저축은행 측 설명이다. 2019년에는 디지털 플랫폼 '사이다뱅크'를 출범하면서 중금리대출 영업채널을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대출 모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대폭 줄이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활로는 '중금리', 수익·건전성 '두 마리 토끼' 목표
SBI저축은행이 처음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입한 이후 올해 1분기 기준 중금리대출 취급 저축은행은 34곳으로 늘었다. 초기에는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대형사 중심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면 이제는 중형사도 CSS 고도화를 통해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외형 성장을 이뤄낼 만한 상품은 중금리대출밖에 없다"라며 "과거엔 수익성과 건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는데, SBI저축은행의 경우 수익 모델을 구축하면서 건전성 지표도 양호하게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과 NPL비율 모두 업계 최상위권 수준에서 관리됐다. 연체율은 4.97%로 전년(4.91%)에서 0.06% 상승했으나,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8.52%)를 크게 하회했다. 작년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 역시 6.36%로 업계 최상위권을 지켰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기업금융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어 올해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에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주문하고 있다. 특히 중금리대출 상품 '사잇돌' 대상이 기존 신용 하위 30%에서 50%로 확대되면서 수요층도 넓어질 전망이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중금리대출 공급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여신 플랫폼 통합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플랫폼은 개인 신용대출 전용 'SBI바빌론'과 사이다뱅크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 타깃층이 달랐지만 이를 묶어 편리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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