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AI 검색 시대, 글로벌 IT 공룡과 다시 한 번 '정면승부'④아직은 견고한 '1위 포털' 사업자…글로벌 AI 기업 공세 대비 작업 개시
노윤주 기자공개 2025-05-15 09:10:34
[편집자주]
'은둔의 경영자'라 불린 인물이 있다. 바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다. 그가 오랜 은둔 생활을 마치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이제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의 역할은 내려놓고 현장에서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들과 호흡하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업자 복귀에 네이버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기대감이 묻어난다. 특히 이 의장의 GIO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격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가 그리고 있는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5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해진 창업자의 복귀를 두고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본업인 검색 포털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검색 패러다임이 키워드형에서 AI기반 대화형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오랜 기간 국내 검색 시장을 장악해 온 네이버도 미래를 위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네이버는 자체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검색 광고 분기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AI 검색 서비스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검색 패러다임의 변화…글로벌 AI 검색 경쟁 심화
최근 열린 네이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관통한 주제는 '생성형 AI 검색'이었다. AI의 등장 이후 검색 트렌드도 바뀌는 추세다. 기존에는 키워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대화 형태로 AI와 질문을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과거 '도산공원, 한식, 맛집'등 키워드를 조합했다면 이제는 '도산공원 도보 5분 거리 가장 리뷰 평점 좋은 한식 가게'라고 검색하는 식이다. AI가 사용자가 남긴 문장을 분석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도출해 온다.
AI 검색 경쟁은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등장으로 불이 붙었다. 궁금한 내용을 대화형으로 남기면 온라인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알려준다. '꼬리 질문'도 가능하다. 검색이 제외된 AI 서비스에서 발생하던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단기간에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메기의 등장으로 꿈쩍 않던 구글도 AI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단순히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나열하던 기존과 달리 추출한 정보를 보기 좋게 정리해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도 온라인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그간 네이버가 국내서 공고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건 한국인 특성에 맞춘 검색 편리성 덕분이었다. 지식인, 카페, 블로그 등 네이버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정보도 한몫했다. 전 세계 검색 포털을 구글이 장악하는 와중에도 네이버만큼은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AI 검색의 진화가 네이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를 무디게 만들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준비 중인 차세대 검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별점 찾아 나선 네이버…'AI 브리핑'으로 기존 서비스 강화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해외 AI 플랫폼의 검색과 네이버의 검색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피력했다. 펙트 기반으로 정답을 찾아주는 타 서비스와 달리 네이버는 정해지지 않은 답을 제공한다는 게 최 대표 설명이다. 평소 패션 취향과 일치하는 온라인 쇼핑몰, 오늘 점심 메뉴 추천 등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실적도 아직 견조하다. 올해 1분기 네이버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127억원으로 전분기에 이어 1조원대를 이어갔다. 지난해 서치플랫폼 분기별 매출 중 1분기 규모가 가장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쾌조의 스타트를 거둔 셈이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검색, 플레이스 광고로 구성돼 있다. 광고 수익이 높았다는 건 시장에서 네이버의 검색 파워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 스타일 검색이 아직 통하고 있지만 시대 흐름을 방관할 수는 없다. 사실 네이버는 2023년 '큐(Cue:)'라는 AI 검색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대화하듯 자연어로 질문하고 정리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큐는 정식 서비스로 발전하지 못했다. 아직 별도 페이지를 통한 베타 서비스만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고객군을 유입하는 것보다 네이버를 주 검색도구로 쓰는 사용자를 락인하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기존 네이버 검색에 AI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에 네이버는 올해 3월 'AI 브리핑'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 형태는 구글의 AI 검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검색창에 '인셉션 줄거리'라고 치면 네이버 내부에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내용 요약을 제공한다.
차별성으로는 UI·UX를 내세웠다. 검색어에 따라 AI 브리핑 디자인 형태가 다르고 노출 위치도 다양하다. 가독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차원에서 늘 최상단 노출을 고집하지 않는다. 숏폼 콘텐츠, 플레이스, 쇼핑 등 분야는 검색 흐름 속에 넛징 형태로 AI 브리핑 결과를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아직은 일부 검색에만 AI 브리핑이 적용된다. 이미지 검색을 통한 멀티모달 서비스, 영어·일본어 등 다국어 서비스 지원 등 새로운 기능들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브리핑은 큐를 발전시킨 형태"라며 "연내 다양한 검색어에도 AI 브리핑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몇 년이 네이버 검색 사업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라고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 AI 검색 서비스들이 한국어 처리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네이버 포털의 고객층이 두텁지만 AI를 일상에서 사용하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플랫폼 충성도 보다 편의성이 더 중요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도 편의성과 간결함을 살린 검색 변화 승부수를 띄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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