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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포시마크로 보여준 '빅딜' 성과…글로벌 기업 '한발짝'①AI부터 광고까지 노하우 녹여…빠른 손익개선 달성

노윤주 기자공개 2025-05-09 10:01:59

[편집자주]

'은둔의 경영자'라 불린 인물이 있다. 바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다. 그가 오랜 은둔 생활을 마치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며 경영 일선으로 돌아왔다. 이제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의 역할은 내려놓고 현장에서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들과 호흡하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업자 복귀에 네이버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기대감이 묻어난다. 특히 이 의장의 GIO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격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가 그리고 있는 글로벌 진출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0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2018년 3월 이사회에서 사임한 후 약 7년 만에 경영 일선 복귀다. 이 의장은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외부 노출을 꺼려왔다. 그런 그의 경영 복귀는 네이버에게 지금이 그만큼 중요한 시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그의 복귀를 계기로 네이버가 인공지능(AI)과 커머스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이미 포시마크를 통해 글로벌 전략을 구체화한 경험이 있다. 포시마크 인수 당시에는 시장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포시마크는 네이버의 AI 서비스·커머스 글로벌 전진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 커머스로 승부수 던진 네이버

네이버의 투자 시각은 크게 AI와 커머스 두 영역에 집중돼 있다. 해외 진출이 가능한 분야기 때문이다. 특히 커머스는 단기간에 해외 사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다. 이에 네이버는 '네이버'라는 브랜드로 직접 진출하지 않고 현지 기업을 인수, 투자하는 방식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과 같은 대형 커머스 사업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긴 하지만 소수의 '니치 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틈이 열려 있다. 네이버가 일반 오픈마켓 대신 중고·한정판 거래에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전략의 시작은 포시마크였다. 2023년 네이버는 북미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지분 100%를 인수했다. 거래대금은 1조8878억원에 달했고, 네이버가 실제 인수에 사용한 현금만 1조6673억원이었다.


포시마크 인수 당시 내외부에서 반대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포시마크 이전에는 네이버가 조단위 자금을 투입해 인수를 추진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기에 우려가 증폭됐다.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 한계도 세간의 걱정을 키웠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개인간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이용자가 많아도 수익성이 크지 않다. 가입자 36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900만에 육박하는 당근마켓도 광고 서비스를 도입하고 2023년에야 설립 8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당근마켓 등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이 광고수익 모델이라면 포시마크는 수수료 모델이다. 포시마크는 상품 가격이 15달러 이상일 경우 판매 금액의 20%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그 이하 금액일 땐 2.95달러의 고정 수수료를 차감한다.

거래량과 비례한 수익을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구조이지만 네이버 인수 직전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고거래 플랫폼의 수익성 한계라는 평가도 나왔었다.

◇네이버 기술력 접목…포시마크 손익개선 박차

수익성 문제가 떠오르자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 이후 개선을 지속적으로 주문했다. 일례로 포시마크는 네이버 인수 두 달 뒤인 2023년 3월 인원감축을 단행했다.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에는 유료 광고 서비스인 프로모티드 클로젯(Promoted Closet)을 출시했다. 판매자의 상품 노출을 극대화시켜주는 광고 도구다. 온라인 광고는 네이버가 독보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분야다. 수수료 모델에 의존하던 포시마크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회사와 함께 개선 작업을 거친 포시마크는 지난해 1, 2, 4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포시마크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하며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직접 강조하기도 했었다.

네이버와의 시너지도 강화하고 있다. 포시마크는 AI 기반 상품 이미지 검색 서비스인 '포시렌즈'도 출시했다. 이 역시 네이버가 오래 전부터 네이버 쇼핑에 구현해 둔 기능이다. 구체적인 AI 모델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서비스 출시 당시 네이버의 AI 기술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스마트 리스트 AI(Smart List AI) 서비스도 공개했다. AI를 활용해 판매자가 업로드한 사진만을 가지고 카테고리 분류, 상품 정보작성 등을 돕는다. 상품 등록 과정을 간소화해 판매자의 유입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달 1일에는 김남선 네이버 전략투자대표가 포시마크 이사회에 의장으로 합류했다. 김 대표는 포시마크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올해 초 CFO에서 물러난 후 전략투자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포시마크 경영진과 소통해 네이버와 포시마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미션을 부여받았다. 당분간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포시마크 관리뿐 아니라 신규 투자 대상을 물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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