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전략 분석]포스코퓨처엠과 한화에어로 유증이 다른 이유자산 매각·차입 등 충분히 자구안 수행…2년 전부터 예고해 시장 충격 최소화
박기수 기자공개 2025-05-21 08:13:45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0시3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면서 올해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조단위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이 됐다. 유상증자가 주주 가치 희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이번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다만 의도와 배경 등을 고려하면 일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와는 다른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이달 13일 포스코퓨처엠은 1조1001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과 운영자금에 6307억원, 2884억원을 투입하고 시설자금에 1810억원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금융감독원은 바로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유상증자의 당위성과 내부 논의 사안 등을 구체적으로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결정했을때도 중점심사 대상으로 삼았던 바 있다.
◇첫 패부터 유증 꺼냈던 한화, 끝내 결정한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유상증자 결정을 내리기 전 재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자구책을 실행했는 지 여부다.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가장 큰 부분이 이 지점이기도 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3조6000억원을 주주에게 요구하기 전에 회사채 발행이나 차입금을 발생시킬 수는 없었는 지, 자산 매각 등으로 현금을 마련할 수 없었는 지 등에 대한 시장의 의문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유증 결정 전 당시 비교적 주가가 고점이었던 한화오션의 지분을 매입하는 재무적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시장의 의구심을 낳았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한화오션 지분 매입같은 대규모 지분 매입이나 인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유증 결정 전 자산 매각을 비롯해 신종자본증권과 회사채 발행, 신디케이트론 등 자구적으로 자금 조달을 위해 애썼다.
자산 매각의 경우 작년 12월 피앤오케미칼 지분 매각(537억원)과 올해 구미공장 매각(583억원)이 대표적이다. 또 2022년(3000억원), 2023년(9500억원), 2024년(6000억원)의 회사채와 녹색 채권들을 발행했다. 이도 모자라 작년 말 신종자본증권 6000억원도 발행했다.
수 차례 차입과 전기차 시장 위축으로 수익성까지 악화하면서 더 이상 차입 조달이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해 1분기 말 포스코퓨처엠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비율은 95.9%로 2022년 말(25.2%) 대비 70.7%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말 87.7%보다도 7.5%포인트 높아졌다.
이대로는 신용등급 '더블 에이(AA)'급 사수도 회의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AA-/안정적) 하향 트리거로 영업이익률 5% 미만, 순차입금/EBITDA 4배 초과가 지속되는 경우를 들었다. 작년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률은 0%, 순차입금/EBITDA는 무려 15.8배다.

AA-에서 A+로 신용등급이 하락한다면 조달 비용 상승 등 부정적 효과가 많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AA-급 회사채의 3년물 금리는 2.86%, A+급은 3.18%다. 한 노치만 내려가도 조달 금리가 30bp 가량 상승하는 셈이다. 우수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충분히 차입 조달이 가능했던 한화와 달리 포스코퓨처엠의 재무적 상황은 그리 여유롭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 성과 악화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겠지만 한화 케이스와 비교하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재무적 배경은 타당하다고 본다"라면서 "여러 자구안 시행 없이 유상증자 카드를 내밀었다면 시장의 비판이나 금융당국의 감시가 더욱 심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고된 유증으로 시장 충격 최소화 노력
또 하나는 '타이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부터 시장에 유상증자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꾸준히 내놨다.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당시 포스코퓨처엠은 "2027년 이후로는 내부 창출 현금으로 투자비 조달이 가능하지만, 그전에는 1~2회의 유상증자가 예상된다"면서 "적정 부채비율 유지를 위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소통했다.
한화오션 지분 매입으로 1조원 이상을 사용하면서도 작년 4분기에만 2조원 이상의 영업현금흐름을 내면서도 갑작스럽게 유상증자 카드를 꺼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달리 포스코퓨처엠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달리 포스코퓨처엠은 최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가 60%에 가까운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대주주인 한화의 지분율은 33.95%에 그친다. 즉 유상증자로 시장에 풀리는 신주 물량이 한화 대비 포스코퓨처엠이 적은 셈이다. 이번 유증으로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발행 주식의 5% 미만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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