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밸류업 중간점검]도시정비 수주 사활, '위브' 브랜드 경쟁력 키운다②큐캐피탈 체제 전 비교해 수주잔고 20% 늘어, 향후 잠재 매수자 대상 매력도 높이기
이재빈 기자공개 2025-05-20 07:47:54
[편집자주]
두산건설이 악화된 업황 속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해묵은 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본격적인 밸류업 작업에 따른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지난 수년간 두산건설이 기업가치를 개선하기 위해 단행한 자구 노력을 되짚어보고 그 성과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3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영업조직을 대폭 확대했고 최고경영자(CEO) 직속 전략혁신실 산하에 브랜드팀도 신설했다. 도시정비사업 강화 전략이 먹혀들면서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수주잔고는 인수 전과 비교해 20% 이상 늘었다.도시정비사업 강화 전략도 기업가치 제고와 맞닿아 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강화해 미래 매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높인다면 건설사로서 두산건설의 매력도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브 브랜드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적이 두산건설의 기업가치와도 직결될 수 있는 셈이다.
◇인수 전후로 신규수주 규모 40% '급증', 2024년 말 수주잔고 10조 육박
두산건설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9조862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한해 동안 2조원 이상을 매출로 인식했지만 2조8243억원을 신규수주하면서 잔고는 전년 대비 7.9% 늘었다.
수주잔고는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인수 전이었던 2021년 말 수주잔고는 7조7843억원이었지만 2022년 말에는 8조6218억원, 2023년 말에는 9조136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신규수주는 2021년 2조1151억원, 2022년 2조70억원, 2023년 2조1838억원 등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에 편입된 시점을 전후해 수주잔고를 비교해 보면 두산건설의 강화된 수주경쟁력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두산건설의 평균 신규수주는 1조6740억원에 그쳤다. 인수된 후인 2022년부터 2024년까의 수치는 2조3384억원이다. 3년 평균 신규수주 규모가 39.7% 증가한 셈이다.
도시정비사업이 신규수주 증가를 견인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에만 도시정비 분야에서 2조3390억원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전체의 82.8%가 도시정비 분야에서 발생한 셈이다. 2022년에는 1조3712억원, 2023년에는 9992억원을 도시정비 분야에서 신규수주했다.
지난해 수주한 사업지 중 공사도급계약액이 가장 큰 사업지는 구미 중앙숲 지역주택 개발사업이다. 경상북도 구미시 광평동 227번지 일원에 총 1384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도급계약액은 3784억원으로 올해 착공이 예정돼 있다.
2024년 수주한 사업지 중 도급계약액이 1000억원을 웃도는 프로젝트는 총 7개로 집계됐다. 사업지별 도급계약액은 △대야주택재개발 2928억원 △구포7공동주택지역주택조합 2449억원 △모충1주택재개발 2312억원 △덕소5B주상복합도시환경정비사업 2241억원 △부개4주택재개발 1843억원 △성지궁정아파트 1544억원 등이다.

◇영업조직 확대하고 브랜드팀 신설, 비재무적 기업가치 밸류업 전략
도시정비사업 수주역량 강화는 조직개편을 통해 이뤄졌다.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인수되기 전 두산건설 건축사업본부는 산하에 기획·영업·PM1과 PM2, 개발사업·분양, 기술지원, 도시정비 등 5개 담당을 산하에 두고 있었다.
현재도 5개 담당을 산하에 두고 있지만 구성은 완전히 바뀌었다. 기획·PM과 기술지원 담당을 제외한 3개 부서가 모두 영업1·2·3 담당으로 재편됐다. 필수적인 부서를 제외한 모든 담당을 영업조직으로 재편한 셈이다.
담당 산하 팀 구성도 크게 변경됐다. 가장 큰 변화는 1·2팀으로 구성돼 2개뿐이었던 도시정비사업팀이 5개 팀으로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다. 1·2·3팀은 영업1 담당 산하에 배속됐고 4팀은 2담당, 5팀은 3담당 산하에 자리한다.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팀의 규모도 늘었다. 기존에는 도시정비사업1·2팀을 비롯해 주택정비사업팀과 개발사업팀, 건축영업팀, 주택사업팀 등 6개 조직이 영업활동을 수행했다. 하지만 현재는 도시정비사업1·2·3·4·5팀 외에도 개발사업1·2팀과 건축개발영업팀 등 총 8개 팀이 영업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CEO 직속조직인 전략혁신실 산하에 브랜드팀이 신설된 것도 도시정비사업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팀은 두산건설의 공동주택 브랜드 '위브'의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해 설립됐다. 도시정비사업은 조합원 투표로 시공사 선정이 이뤄지는 만큼 수주역량 제고를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 강화가 필수적이다.
공격적인 영업은 원가율 관리가 선행된 덕분에 가능했다. 건설업종 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매출원가를 관리하면서 전략적인 수주와 영업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큐캐피탈파트너스 체제가 시작된 후 선제적으로 원가율을 관리한 덕분에 반드시 수주해야 하는 전략 사업지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었다"며 "덕분에 3월 말 기준 지역별 주택사업 포트폴리오가 수도권 50.7%, 광역시 36.8% 등으로 구성되면서 지역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건설이 도시정비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기업가치 제고와 무관치 않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현금창출능력만으로는 시공사의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반면 브랜드 파워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 비재무적인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은 수도권 위주의 도시정비사업으로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 지방 분양 시장 침체가 지속된 가운데 그나마 분양 경기가 양호한 수도권에서는 자체 개발사업보다 도시정비사업 기회가 더욱 많은 편이다. 또 도시정비사업은 일반적인 분양사업과 비교해 일정수준 분양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도시정비사업에서는 조합원들이 주로 시공사 선정을 한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공동주택 브랜드 파워는 수주여부를 가르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향후 두산건설의 잠재매수자가 될 수 있는 후보군 중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지역 기반 중견 건설사도 포함된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 건설사가 두산건설의 위브 브랜드를 확보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한 성장 전략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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