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증권에는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개미들의 친구', '개미 성지' 등이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라는 배경에서 비롯된 말이기도 하다. 1999년 설립 당시만 해도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는 혁신이었다. 여타 증권사 대비 발 빠르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으로 옮겨가며 시장지위를 공고히 해왔다.발 빠른 변화로 인해 키움증권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위탁매매는 키움증권의 순영업수익의 4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의 위탁매매는 더 이상 성장의 원동력으로 보기 어렵다. 실제 증권업계에선 현재 키움증권의 시장점유율은 30%까지가 한계라고 보고 있다.
다만 '30%' 벽을 넘지 못하더라도 키움증권의 시장지위가 크게 바뀔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토스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져도 익숙한 현상을 유지하는 '현상 유지 편향'에 따라 고객이 이동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20여 년 전에는 '시장 메기'였지만 이제는 탄탄한 고객을 지닌 플랫폼이 된 것이다.
이 때문인지 키움증권은 수년 전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인 투자은행(IB)에 더욱 공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 체감하는 키움증권의 존재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비롯한 대기업 커버리지를 강화하면서 부채자본시장(DCM)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리그테이블 5위까지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들어서 대기업 회사채 발행에 새롭게 주관사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최근 포스코퓨처엠 유상증자 주관사단에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조 단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2021년 대한항공 유상증자 이후 4년여 만이었다. 유증의 경우 회사채 발행에 비해 난이도가 높고 보안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참여하기 어렵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커버리지를 강화하면서 대기업 딜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지만 트랙레코드가 많지 않아 기업공개(IPO)까지 잘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올해 한화에너지는 IPO의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소수의 증권사에만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뿌렸는데 키움증권이 포함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프리젠테이션(PT) 과정을 거친 곳 중 유일하게 주관사단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회사채, 유상증자, IPO 등 기업들을 만날 수 있는 접점에서 지속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 IB 인력은 많지 않지만 발행사 접촉과 기관 세일즈를 동시에 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알아볼 기회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후문이다.
키움증권의 강점인 대규모 고객기반은 회사채나 IPO 등 IB 영업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와 공모주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서다. 어떤 딜을 소싱해오는지에 따라 투자자의 선택지도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키움증권이 '개미들의 친구'에만 그치지 않고 '기업들의 친한 친구'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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