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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 '엑시트' 전전긍긍 장단기 전망은 엇갈려…“엑시트 시기 조절 필요”

이상균 기자공개 2011-12-19 16:47:16

이 기사는 2011년 12월 19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벤처캐피탈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주요 투자금 회수(엑시트) 통로인 기업공개(IPO)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김정일 사망 자체보다 사망 이후 북한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이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에 대해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일단 단기적인 전망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19일 "국내 경제가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내년 1분기까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김정일 사망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며 "이를 감안해 아주IB투자는 보유 물량 중 상당량을 미리 매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남아있는 물량은 내년 하반기까지 엑시트를 최대한 미룰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내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에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불안 심리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한 "벤처캐피탈이 장기투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번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엑시트 일정에는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스틱도 내년 엑시트 일정을 다소 미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장기적인 전망에서는 시각이 엇갈렸다. SL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출렁이기는 하겠지만 연말연초가 지나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오늘 역시 장후반에는 주가가 반등하는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2시 조선중앙TV의 방송 이후 코스피지수는 장중 4.86%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다시 반등하면서 하락폭이 3.43%까지 줄었다.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2.5%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순수한 ‘김정일 사망 효과'는 약 1%포인트 정도인 셈이다.

주식시장의 변동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엑시트를 추진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북한의 체제 불안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엑시트 계획을 미룰 생각은 없다"며 "상황에 상관없이 때가 되면 엑시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투자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승인을 받는데 6개월 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내년 디지털옵틱, 피케이밸브, 디엔에이링크 등 7~8개 피투자기업의 엑시트를 준비하고 있다.

키움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이 단기간 영향에 그친다면 모멘텀이 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북한의 체제불안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엑시트를 미룬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내년 상반기 3개 피투자기업의 엑시트를 계획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뿐만 아니라 환율 측면에서 국내 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이 좋아 여러 위기를 넘겼지만 이번에는 환율 때문에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점쳤다. 또한 "그동안 우리 환율이 평가절상된 반면 일본은 평가절하가 돼 경쟁분야인 조선, IT부품, 자동차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손잡으면서 더 이상의 엔화 평가절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1분기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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