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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5일만에 채권신고까지? 2월9일, 1000억원 목표..기업실사 의무화 의식한 듯

황철 기자공개 2012-01-25 17:32:46

이 기사는 2012년 01월 25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올해 첫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 입찰제안 공고에서 증권신고서 제출까지의 과정을 단 닷새만에 끝내겠다는 초고속 발행 계획이다. 신고서 제출은 발행조건을 사실상 확정하는 단계로 현행 제도하에서 일반적으로 RFP 발송 후 열흘 정도가 걸린다.

한진해운이 이처럼 급히 서두르는 것은 2월부터 대폭 강화될 기업실사(Due Diligence) 모범규준이 시행되기 전에 회사채 발행을 끝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해운업황 부진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고 올해 차환일정도 빡빡한 상황이라 기업실사가 더욱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사실상 기업실사를 생략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고위험산업으로 분류되는 해운업종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인수기관의 더욱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이 목표한 대로 투자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신용등급은 A급이지만 신용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기관투자가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리테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을 할 수 있지만 민간채권평가사의 평가금리를 크게 웃도는 고금리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투자자모집 성사 미지수, 금리 6% 안팎 전망

한진해운은 내달 9일 1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만기 3년물로 금리는 27일 입찰에서 결정한다.

한진해운 3년물 민평수익률은 5.37%를 나타내고 있다. A- 등급 기준 4.74%보다 63bp나 높다. 지난해 연말 신용등급이 떨어진 이후에도 자기등급 수익률을 크게 웃돌만큼 디스카운트가 지속되고 있다.

일단 수요를 모은다 해도 발행금리는 민평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3년물 발행 때도 현재 민평보다 높은 5.40%로 투자자를 모았다. 당시 신용등급은 A0로 지금보다 한 노치 높았다. 최근 한 등급 위인 현대상선(A0)도 5.80%에 조달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만큼 업종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감안하면 6% 이상의 고금리를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크다.

지나치게 성급하게 추진하고 있는 회사채 발행 과정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충분한 실사를 거치지 않고 발행을 추진할 경우 정보비대칭성 문제를 키워 결국 시장의 불신을 확대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한진해운은 25일 제안서(RFP)를 돌려 수요모집에 착수했고 27일 입찰에서 구체적 발행조건을 조율키로 했다. 31일 신고까지 완료해 사실상의 사전절차를 모두 끝낸다는 계획. 입찰 공고에서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영업일 기준 닷새밖에 걸리지 않는다.

2월1일 새로 시행하는 기업실사 모범규준 의무 적용을 피하기 위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적용 시점은 기업실사일이 기준이지만 당국의 미온적 입장 정리와 설명 부족으로 증권신고서 제출일로 잘못 알고 있는 곳도 많다.

◇ 기업실사 모범규준 의무화 염두, 발행 서둘러

한진해운의 태도는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정확한 정보제공을 의도적으로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 해운업종의 경우 더욱 정교한 기업실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오히려 조달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등급 하락으로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된 것 외에는 업황이나 자체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이 전혀 없다"며 "수요를 어느 정도 모집한다 하더라도 고금리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발행시장 관행을 볼 때 5일이면 충분히 가능하긴 하지만 사실상 기업실사를 안하겠다는 뜻"이라며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에 인색하다면 그만큼 위험 프리미엄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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