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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시 복수가격 제시 도입 기관 밸류에이션 부담 덜고, 가격 표본 늘리려는 목적

박상희 기자공개 2012-01-31 11:03:41

이 기사는 2012년 01월 31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복수의 가격을 제시하는 제도가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될 예정이다. 복수 가격 제시가 가능해지면 기관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어져 적정 공모가 산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제도는 가격 결정 과정에서 마켓오더를 배제하는 것과 함께 수요예측 모범규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3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수요예측 모범규준에 복수 가격 제시(스텝 오더: step order)를 도입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는 이번 주 안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모범규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복수 가격 제시는 수요예측에서 수요상황(가격 및 물량)을 희망공모가밴드 가격 구간 별로 2개 이상씩 적어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가령 희망공모가밴드가 9000~10000만원이라면 9000원에 물량 500주, 9500원에 400주, 1만원에 물량 300주와 같은 식으로 가격과 이에 연동하는 물량을 기관이 조정해서 제시할 수 있다. 해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복수 가격 제시는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로 여겨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복수 가격 제시 제도의 도입이 기관투자가의 밸류에이션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 결정 경우의 수가 2개 이상으로 확대되면, 기관이 여러 가격 중 1개 가격은 실수요를 감안한 가격을 적어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기관의 복수 가격 제시로 가격 결정의 표본이 많아지면, 적정 공모가 산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형 자산운용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은 공모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분석없이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무조건 물량을 받고자 높은 가격을 써내고, 결과적으로 평균 공모가를 올려왔다.

반면 이번 제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관 경쟁으로 인해 여러 가격 중에 1개 가격은 적정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따라서 오히려 공모가 상승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집중되는 '핫 딜'의 경우에는 물량 경쟁이 치열해져 복수 가격 모두를 높은 가격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공모가를 더욱 올리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는 복수 가격 제시로 가격 결정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려 상장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평균 기관 수는 150~200개 수준. 많을 경우 30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한다. 여기에 각 기관마다 복수의 가격을 제시하게 되면 경우의 수가 많아져 가격 결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수요예측 모범규준은 같은 기관이라도 고유자산과 신탁자산 계정을 분리 표시해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경우의 수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동일 기관투자가가 고유자산과 신탁자산을 분리해서 들어오더라도 투자자 보호 명분 때문에 가격과 수량에 대한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 경우 복수 가격 제시의 의미가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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