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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구 회장, 하이마트 주식담보로 골프장 개발 춘천 엔바인리조트 매입·개발…준공 후 분양률 30% 미만에 공사비 차입 납부

박준식 기자공개 2012-02-21 14:00:26

이 기사는 2012년 02월 21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그의 외아들 선현석 HM투어 대표 등 전문경영인 일가가 여유자금과 하이마트 보유 지분 등을 통한 차입금 등으로 대규모 부지를 매입해 골프 리조트를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인수합병(M&A) 시장에 따르면 선 회장 일가는 지난 2009년부터 리조트 개발 사업을 시작한 엔바인리조트의 실질 대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바인리조트는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일원의 51만여 평 대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지어 최근 회원권 분양을 실시했다.

이 골프 리조트는 지난 2009년부터 시행사 ㈜엔바인을 통해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최근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선 회장 일가가 이 리조트를 매입한 시기는 확실하지 않지만 개발 사업이 진행된 전후인 것으로 추정된다. 선종구 회장은 지난 2005년 이후 하이마트 경영권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단계적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보유 지분 약 14%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팔아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이어 수십억 원의 연봉과 기타 관계사에 취업한 아들, 딸의 재력을 모아 골프장 개발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바인리조트는 총 사업비 1500억 원의 규모로 지난 2009년 9월경 강원도(제2009-73호)와 춘천시(제2009-61호)로부터 인가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종류는 춘천 도시계획시설(체육시설)로 정식 명칭은 춘천 엔바인리조트 조성사업으로 붙여졌다. 시행사의 대표이사는 이윤석 씨로 등재돼 있다.

엔바인 코스
↑ 엔바인리조트 골프 코스 예상도

이 사업은 당초 최소 300~400명의 회원 모집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골프장과 리조트가 준공된 지난해 중순까지 회원 모집률이 당초 예상의 30%에 못 미쳐 선 회장 일가가 급한 대로 차입금을 조달해 공사비와 사업비 일부를 충당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업 관계자는 "선 회장 일가가 골프 리조트 사업을 진행해 개장 직전까지 왔지만, 기대했던 (분양)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선 회장이) 하이마트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거래 회사와 지인들에게 회원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당초 계획에는 이르지 못해 최근 사업을 회원제가 아닌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선종구 회장은 골프 스포츠에 대한 애착이 강해 하이마트를 통해 과거 신지애 선수 등 미국 LPGA에서 활약 중인 스타급 여자골퍼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3월까지는 본인이 KLPGA 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선 회장 일가의 골프장 사업은 이러한 차원에서 선수들을 육성하고 골프 스포츠의 대중화에 기여하자는 동기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업 시작과 함께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고 부동산 가격 하락과 대규모 건설 사업을 위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계획은 상당한 차질을 빚었다.

엔바인 위치
↑ 엔바인리조트 사업 대상지 위치

선 회장 일가는 엔바인리조트 매입 및 개발을 위해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더라도 약 1700억 원 이상의 매몰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 회장은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소요되자 여유자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비용에 대해서는 금융권 차입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권 분양이 완료되지 못했는데도 공사대급이 체납되자 본인이 이를 부담한 것이다. 지난해 가을 개장을 목표로 진행됐던 사업은 올해 8월말까지 개장이 늦춰졌다.

선 회장이 공사비 등을 대납한 자금은 하이마트 지분을 담보로 차입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 회장은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AEP로부터 매입하는 과정에서 다시 1900억 원을 투자해 현재 보유 지분 17.37%를 취득했다. 선 회장의 아들 선현석 HM투어 대표는 지난 2010년 말 개인자금과 본인이 대주주인 아이에이비(IAB)홀딩스라는 투자회사를 통해 하이마트 5.26%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선 회장 일가가 유진그룹 및 H&Q아시아퍼시픽 등과 합의한 이번 경영권 지분 매각에 남모를 기대를 걸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세간에는 선 회장 일가의 재산이 상당하다고 알려졌지만 추측과 달리 골프장 투자 문제로 인한 채무가 상당해 하이마트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한 현금 부족으로 인한 채무 압박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선 회장은 유진그룹 산하에서 오너 겸 전문경영인의 자격으로 하이마트 경영을 책임져 왔다. 하이마트의 지속적인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은 선 회장의 카리스마적인 경영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최근 유진과의 경영권 갈등이 표면화됐던 배경에는 선 회장의 개인적 투자 문제가 어느 정도 얽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이마트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유진이 선 회장의 경영 방식을 존중해 회사가치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분쟁 직전에는 선 회장 아들, 딸의 관계사 경영 참여 및 회사기회 유용 등이 문제가 됐다"며 "이 다툼 과정에서 선 회장 일가의 골프장 투자와 관계사 회원권 분양 압력 등이 유진 측의 경영 불신을 키우고 양측의 감정적 골을 깊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는 이 사안에 대해 "선 회장 일가의 골프장 투자는 사실이지만 이 문제가 유진과의 갈등이나 경영권 지분 매각에 영향을 미친 원인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엔바인 골프장은 회원권을 정식으로 매각하지 않았고 준공에 이르러 지난해부터 선 회장 일가가 초기 투자자를 유치하려던 것이 오해를 부른 것 같다"며 "엔바인리조트는 토지매입 등에서 당초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을 겪어 준공 시기가 지연된 것일 뿐 선 회장 일가의 자금부족이나 금융위기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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