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3월 29일 1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충격에 빠졌다. 내심 주관 타이틀을 기대했던 포스코특수강 기업공개(IPO) 거래에서 초청장도 받지 못했다.포스코특수강은 지난 28일 국내외 10여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예상대로 모두 입찰 참가 초청장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대표 IB로 손꼽히던 삼성증권은 발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증권 IB사업본부는 포스코 담당 커버리지 부서인 기업금융2사업부 기업금융2팀을 중심으로 오랜기간 포스코특수강 기업공개 준비 작업을 해왔다. 내부적으로는 제안서 실무를 담당한 직원들도 미리 내정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인수합병(M&A) 거래를 통해 다져진 포스코와의 끈끈한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증권은 포스코 측 인수 자문사로서 총 4건의 M&A를 성사시켰다. 포스코의 M&A 인하우스로 평가받는 우리투자증권보다도 성공 실적은 더 많다.
삼성증권은 지난 2009년 대한ST(600억원)와 베트남 철강업체인 아시아스테인리스(700억원)을 포스코 품에 안겨줬다. 이듬 해 성진지오텍(1592억원) M&A에서도 포스코 측을 대리해 성공리에 딜을 마무리지었다.
백미는 역시 지난해 완료된 태국의 스테인리스 생산업체인 타이녹스(Thainox, 5068억원) 인수건이었다. 포스코와 삼성증권은 지난 2008년부터 타이녹스와 인수 협상을 시작했다. 불안한 현지 정치 사정과 프라윳 타이녹스 회장의 잦은 변심 탓에 협상은 계속 지연됐다. 하지만 인수 의지를 꺾지 않고 꾸준히 공을 들인 끝에 협상을 시작한지 3년 만인 지난해 드디어 M&A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삼성증권은 M&A로 다녀진 네트워크를 토대로 ECM 분야까지 거래 관계를 확장시킨다는 전략 하에 이번 포스코특수강 IPO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경쟁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가 벌어지고 말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RFP 배제 사유를 파악하기 위해 IPO팀은 물론 포스코 담당 커버리지팀까지 관련 부서가 모두 비상에 걸릴 정도였다.
직접적인 탈락 사유는 트랙레코드 부실로 파악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실적 평가를 위해 머니투데이 더벨의 ECM 리그테이블을 선정 기준으로 활용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연간 ECM 실적이 12위에 그쳤다.
삼성증권이 지독한 실적부진에서 벗어난 막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라 실망감이 클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절치부심 끝에 최근 올해 IPO 최대어인 산은금융지주 상장 대표 주관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근에는 리딩투자증권 주관사 입찰에서 쟁쟁한 후보들은 누르고 주관사로 선정됐다.
포스코특수강 측은 삼성증권 탈락 사유에 대해 "포스코와 협의한 끝내 내린 결정"이라며 "리그테이블과 포스코에 대한 기여도 등 내부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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