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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중공업, 연이은 자산 매각 이유는? 한달새 자회사 및 지분 팔아 400억 확보..M&A 실탄 마련 분석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2-05-04 14:10:13

이 기사는 2012년 05월 04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중공업이 최근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에 잇따라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T중공업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150만주를 지주사인 S&T홀딩스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지분 매각으로 총 205억5000만원의 매각 대금을 챙겼다. S&T중공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201만7921주에서 51만7921주까지 줄었고, 지분율은 6.2%에서 1.6%로 축소됐다.

이에 앞서 24일에는 중국 내 자회사였던 금배차량부품 지분 51% 전부를 합작사인 심양금배그룹에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6월, 총 1만2000달러(약 141억원)를 투자해 설립한 곳이다. 이를 통해 S&T중공업으로 유입된 자금은 204억원 가량이다.

이처럼 연이은 자산 매각으로 S&T중공업이 최근 마련한 자금은 400억원이 넘는다. 물론 S&T중공업이 1조원대 자산을 갖고 있어 그리 큰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불과 한 달도 안되는 단기간에 이뤄진 현금 확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S&T중공업은 이번 자금 마련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S&T중공업 관계자는 "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며 "지분 매각은 S&T홀딩스가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뤄진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특히 S&T중공업은 근 4~5년 사이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충원 사례가 전무했고, 외부 자금 조달도 전혀 없었던 곳이다. 때문에 최근 경영 사정상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특별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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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분 매각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S&T홀딩스가 S&T중공업 지배구조를 강화할 특별한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S&T홀딩스에 대한 자금지원이 더 큰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S&T그룹은 2008년 초 이미 S&T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당시 분할 및 지분 인수·이동 등 작업을 거쳐 탄생한 지주사 S&T홀딩스는 이후 S&T중공업→S&TC, S&T모티브(옛 S&T대우)→S&T모터스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확고히 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S&T홀딩스가 이미 보유하고 있던 (S&T중공업) 지분이 37%가 넘는다. 나머지는 대부분 장중에 풀려있지만, S&T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6.2%)까지 고려하면 추가 지분 매입 필요성이 거의 없었다"며 "결국 자금을 지원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말했다.

또 일련의 자산 매각 움직임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도 쉽게 납득하기가 어렵다. S&T중공업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흑자를 기록해왔던 회사다. 여기에 2010년 이후에는 '무차입' 기조를 유지할 정도로 나름대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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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S&T중공업은 차입금 '제로(0)' 상태를 2년째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의 가장 기본적인 지표인 부채비율도 50% 미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별재무제표 기준 S&T중공업의 부채비율은 45.39%다. 전년(42.48%) 보다 2.91%포인트 늘었지만 여전히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1106억원 가량 쥐고 있어 자금력도 풍부한 편이다.

특별히 단기간에 갚아야 할 '빚'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1565억원에 달하는 매입채무 정도다. 하지만 같은 시기 받아야 할 매출채권도 1542억원을 쥐고 있어 올 1분기 일시적인 외부자금 유출은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유하고 있던 현금 유출이 필요한 부채는 아니었다는 소리다.

이런 탓에 S&T중공업의 연이은 자금 조달과 관련해 업계에서 가장 그럴듯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특정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중에서도 M&A를 위한 '실탄' 마련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그 이면에는 S&T그룹이 그동안 꾸준히 M&A를 통해 성장해 온 업체라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당장 S&T중공업만 하더라도 과거 통일중공업 시절이었던 1998년 부도 위기를 겪었다가, 2003년 삼영(현 S&T그룹 모태기업)에 인수·합병된 후 기사회생한 곳이다.

특히 S&T중공업은 2010년부터 S&T그룹이 공공연하게 M&A 시장에서 매물을 찾아 나섰던 자동차부품업체와 관련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S&T그룹이 대구지역 최대 자동차부품사였던 한국델파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업계에서는 승용차 부품 중심의 S&T대우와 상용차 위주인 S&T중공업의 3사 합병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S&T그룹이 S&T중공업을 주체로 언제든지 자동차부품 관련 업체 인수전에 다시금 뛰어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소리다.

S&T중공업 관계자는 "우리가 인수·합병을 통해 큰 회사인 만큼 사업 시너지가 있고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언제든지 M&A 예측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추진 중인 사안은 없다"며 "2007년 이후 재무건전성을 상당 수준 확보했지만 경영진들은 여전히 위기가 진행 중이고 리스크테이킹(risk taking)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자금 확충에 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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