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이 침묵하는 이유는 ②당분간은 경영권 안정판단…불안한 지배구조 때문 백기사 물색중
김영수 기자공개 2012-05-25 14:11:39
이 기사는 2012년 05월 25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 위협.' 신창재 회장이 고 신용호 회장으로부터 교보생명의 경영권을 승계받은 이후 시장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이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이 직접 반론이나 이의 등을 제기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신 회장의 현재 교보생명 지분율은 33.78%다. 대우인터와 캠코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전량이 PEF에게 넘어갈 경우 PEF의 지분율은 50%가 넘게 된다. 향후 이들 지분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안정적인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침묵하고 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 가능하다. 경영권 방어에 자신이 있거나, 아니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 이사회 신임·PEF와의 우호적 관계로 경영권 유지
대개 기업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은 '50%+1주'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예외다. 교보생명의 주주 구성을 보면 신창재 회장이 33.78%로 가장 많고 대우인터내셔널(24.0%), 캠코(9.93%), 코세어(9.79%), 신인재 외 2명(6.65%) 등의 순이다. 신 회장의 사촌인 신인재씨 등 특수관계인(우호지분)의 지분율을 합쳐도 50%를 넘지 못한다.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0%를 넘지 않지만, 신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사회의 신임 덕분이라는 평가다. 신 회장은 창립자인 고 신용호 회장의 장남으로, 경영권을 승계했으며 경영권 승계에 따른 상속세를 현금대신 6.26%의 지분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 물납했다. 경영승계 과정에서 일련의 항명파동도 있었지만, 안정적으로 조직을 추스렸다.
교보생명에 정통한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현재 지분구조가 오히려 신 회장의 경영권을 장기 안정화시켜주는 측면이 있다"며 "대부분의 주주들이 경영권이 아닌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데다, 지분율과 관계없이 선대 회장으로부터 승계한 신 회장의 경영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산업의 특성상 적대적 M&A가 쉽지 않다는 측면도 있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평판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속성이 있다"며 "교보생명 지분 취득은 곧바로 적대적 M&A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국내 금융산업의 특성상 금융지주회사 또는 산업자본이 교보생명의 경영권을 노린 적대적 M&A를 시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신 회장의 경영권이 확고한 것으로 알고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경영권 위협 이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국계 투자자 및 PEF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는 점도, 신창재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SC계열의 코세어(9.79%)와 핀벤처스(5.33%)는 '형제관계'라고 표현할 정도로 밀접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코세어의 엑시트(exit) 시점이 다가왔지만 올해말까지 매각을 유보해 줄 것을 구두로 요청했다"며 "주주로서, 특히 형제관계로서 이해하고 이를 수락했다"고 전할 정도다.
또 캠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지분 매각에 외국계 PEF가 대거 참여한 것이 오히려 경영권 이슈를 희석시킬 것이라는 게 교보생명 내부의 평가다. 칼라일, 어피니티 등이 경영권보다는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경영권 이슈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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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한 지배구조 여전…'백기사' 찾아 삼만리
그럼에도 33.78%라는 지분율은 장기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라는 측면에서 보면 불안하다. 향후 PEF가 보유한 지분이 제3자에게 넘어갈 수 있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M&A 이슈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와의 주식스왑이 논의됐던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신 회장측이 국내외 PEF와 금융회사 등 다양한 투자자를 접촉하고 있다"며 "하지만 엑시트 시점이 불확실한데다, 배당이익도 많지 않아 단순한 백기사 역할을 자처해 막대한 투자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특정 컨소시엄에 SI로 참여해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향후 우리은행을 통해 PEF에게 분산된 지분을 매집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이렇게 되면 든든한 백기사를 거느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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